주요뉴스
“학생들에게 쏟는 사랑, 부메랑돼 되돌아 올 것“
상태바
“학생들에게 쏟는 사랑, 부메랑돼 되돌아 올 것“
  • 김두헌 기자
  • 승인 2009.05.27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남교육신문이 만난 사람] 한문수 광양여고 교장‥교사-학부모-지역사회 의사소통 강조

"무겁던 내 마음 그 사연이 어루만지니
흔들이며 닫힌 문이 살짝 열린다.
문틈으로 그려보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길을 따라 산을 타고 하늘로 간다.
'마지막 하고 싶은 한 마디 말은?' 중에서
 

광양여고 한문수 교장(사진)은 평소 시(詩) 쓰기를 즐겨한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할 때면,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이같은 한 교장의 순수하고 따뜻한 감수성은 학교경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물론 지역사회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이끌어내고 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 교장으로서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교육의 주안점을 두고 학교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원하는 대학에 가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3월 한문수 교장이 부임한 이후, 광양여고는 2년 연속 서울대학교 합격생( 2008년 1명, 2009년 2명)을 배출했다. 또한 수도권지역을 포함해 4년제 대학 입학생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광양여고 학생들이 교육활동의 대부분을 학교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쾌거라는 대내외의 평가다.

"실력이란 공부에만 매달린다고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학생들에게 자신의 장래에 대한 비전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그 출발점을 바른 생활태도의 형성에서 찾고 있습니다. 학생다운 용모, 예의를 갖춘 자기 표현, 학교 규칙 지키기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 형성되면 학습 분위기 조성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한문수 교장의 학생 실력향상을 위한 실천 방법은 눈여겨볼 만 하다.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의지를 심어주기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각종 동아리 활동(도예반, 현악반, 풍물부, 그룹사운드, 연극반, 만화반 등), 독서의 생활화, 모녀봉사활동, 다례교실 운영, 팝송경연대회, 축제 등 교사나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열성만 있다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오답노트 작성, 학년별 심화반 운영, 교실 수업개선 및 개인별 성적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한 심층적인 면담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 교장은 독서활동과 외국어 교육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독서능력 증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활용, 논술경시대회, 독후감 쓰기 대회, 독서퀴즈대회, 독서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또한 외국어 교육에도 충실을 기해 영어듣기 방송, 영어팝송대회, 영어뉴스방송, 영어 전용실 활용으로 외국어 수업하기, 학생영어 튜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광양시에서 고등학생 어학연수 대상자 5명을 선발하는 영어 스피치대회에 2년 연속 2명의 학생이 선발돼 7주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광양여고 학생들은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에도 두각을 나타내 전남도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고 있다. 또 학생지도에 있어서도 '상·벌점 제도'를 도입해 기본 생활 습관을 정착해 나가고 있다. 상·벌점 제도란 학교 규칙을 어긴 학생에게는 벌점을 주고, 모범학생에게는 상점을 주는 것이다.

벌점이 많은 학생에게는 봉사활동의 기회를 주어 벌점을 상쇄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소신있는 학교경영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광양여고 전 교사의 협조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

한 교장은 "교육이란 교장 한 사람만의 의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 때 교육적 성과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교장은 "과거와 같이 서로를 불신하는 풍조는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하는 교육', '만족하는 교육’을 강조한 한 교장의 소신있는 학교경영은 광양 지역 사회의 학부모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고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이들 둔 1학년 한 학부모는 "24시간 학교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입장이어서 늘 걱정이었는데 학부모 간담회에서 교장선생님의 학교 경영 방침을 듣고 난 후에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모 여교사도 "교장 선생님의 꼼꼼한 학교 운영을 보면서 자신의 아이도 광양여고에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교장은 "다소 힘들더라도 교사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실행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학생에게 쏟는 관심과 애정은 몇 배로 펑~ 튀겨져서 부메랑처럼 되돌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교장은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이 외지로 가기 보다는 광양여고로 오고 싶어 한다"며 "지역 사회의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학교로 진학을 희망한다는 것은 무척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이 아니겠냐?"고 즐거워했다.

광양여고는 지 덕 체의 조화로운 교육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학생-교사-지역사회가 의기투합해 '실력향상'과 함께 '사회에 봉사'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지역민들은 물론 전남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