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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흐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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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흐르는 세상
  • 류제경
  • 승인 2009.09.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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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우리 사는 세상에 감동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힘들까요.시장의 한 복판에서 김밥을 팔고 순대를 팔아 모은 자신의 피땀 어린 전 재산을 아낌없이 사회를 위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모습은 우리들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 줍니다.

능력은 있어도 전셋집에 살면서 자신의 모든 수입을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되돌려주는 가수 김장훈의 아름다운 사랑은 삭막한 현대인의 차가운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줍니다. 나라 살림이 파산 상태가 되어 IMF 구제 금융을 받고 있을 때 우리 국민이 보여 준 금 모으기는 감동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 우리 삶의 주변에서는 늘 감동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흐르고 있고 그래서 팍팍하고 고달픈 세상이지만 그런대로 살맛나는 즐거움을 맛보며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터키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하여 3위를 차지했던 감독이 지금의 FC서울 감독인 셰놀 귀네슈(57, 터키)입니다.

세계적인 감독인 그가 우리 프로팀 감독을 맡으면서 항상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달 포항과의 컵대회 4강전 2차전을 마친 후, 결국 그동안 참았던 그의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그는 “심판 세 명만 있으면 우승도 가능하다. 이제부터 야구를 봐야겠다.”고 비판했습니다. 협회는 그에게 1000만원의 벌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귀네슈 감독의 얼굴에서 웃음은 사라졌고 그의 마음은 얼음처럼 굳었습니다. 지난 9월 12일, 얼어붙었던 귀네슈 감독의 마음에 감동의 물결이 일었고 모처럼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위대한 귀네슈, 당신이 옳습니다.(Great Gunes, You're Right)"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이 만든 티셔츠가 판매되었고 모금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1만 5천원짜리 티셔츠 500장은 순식간에 팔렸고 여기저기서 많은 성금이 모금되었습니다. 팬들이 자율적으로 벌린 귀네슈 감독의 벌금 1000만원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습니다.

9월 12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 서울이 전북을 2-1로 이긴 뒤 서울 서포터스 응원석에서는 귀네슈 감독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전달하는 장면이 팬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귀네슈 감독은 이런 감동은 처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미 벌금은 납부되었으므로 서울 구단은 이 성금을 좋은 곳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포츠 자체는 감동이지만 그 이면에서 일어난 이처럼 따뜻한 감동에 귀네슈 감독은 한국민과 그의 팬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교육도 감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들의 일생에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 한 자락 선물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된 일일까요.

오늘, 그런 일 하나 할 수 있었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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