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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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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리더십
  • 류제경
  • 승인 2009.11.0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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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지난 여름, 휴가를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과 출입기자들에게 베스트셀러인 '넛지(Nudge)'를 선물했습니다.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리처드 탈러 등이 저술한 이 책은 넛지(nudge)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넛지'(nudge)의 사전적 의미는 ‘슬쩍 찌르다, 주의를 주다’인데, 요즘은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뜻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넛지 리더십이란 인간으로 하여금 선택을 유도하여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어떠한 명령이나 지시 또는 인센티브 없이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여 리더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넛지 리더십에서는 인간의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리더가 선택을 방임하기 보다는 부드러우면서도 적절하게 개입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것이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여러 가지 사례와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남자 화장실의 변기 안에 가짜 파리를 붙여 놓았더니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이 80%나 줄었다고 합니다. 가짜 파리를 이용한 적절한 개입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넛지의 유명한 사례 중의 하나입니다. 작년에 연수차 싱가폴에 갔었는데 그곳의 한 외국인 학교 남학생 소변기에 파리 스티커가 붙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냉장고 문에 오목거울을 붙여놓고 냉장고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실제보다 더 뚱뚱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간식이나 음식을 꺼내려는 손을 멈추게 하는 광고의 경우도 역시 넛지를 이용한 사례입니다. 이렇게 넛지 리더십은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방임 또는 강제나 지시에 의한 억압보다는 부드러운 개입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와 영국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카메론이 넛지를 활용한 정책을 수용하면서 폭발적인 유명세를 탔다고 하며, ‘넛지’ 저자 중의 한 명인 선스타인은 현재 오바마 정부에 합류해서 규제정보국 일을 돕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은 인간 행동의 변화를 의도적, 계획적으로 도모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들은 학생들의 바람직한 행동 변용을 위해 주로 강제, 지시, 명령, 인센티브 부여 등의 방법이나 전략을 활용해 온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부드러운 개입이 인간의 행동 변용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많은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넛지 리더십!
정계와 재계에서 현재 큰 관심을 끌면서 도입되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 교육계에서 적극 수용해야할 리더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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