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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포용성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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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포용성 후진국
  • 류제경
  • 승인 2009.11.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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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예전 학교 다닐 때, 우리나라는 반만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러면서도 단일민족의 혈통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 우리의 큰 자랑거리라고 배웠습니다. 글짓기나 웅변대회에서도 이 말은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습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오늘의 이 땅에서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혈통이 순수하고 같은 핏줄의 사람들만 모여 산다는 것이 더 이상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가 도래한 것이고 그러한 세상에서 단일민족이나 한 핏줄은 별로 환영 받지 못하는 가치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과 공동체 의식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고가 더 많은 생산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아직도 단일민족 사상의 뿌리가 잔재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근래에 들어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들과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차별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아직도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국민이 되어 주고, 국가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주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한민국엔 큰 구원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국가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고, 신종풀루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서로가 공동운명체일 수밖에 없는 21세기의 지구촌 사회에서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하여 차별적이고 편파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아직도 이 땅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국내 다문화 현상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외국인 유학생과 이주노동자, 국제커플 둥이 크게 늘고 있으나 이들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해 사회적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조사한 한국의 외국문화 개방도(다문화 포용성) 순위는 지난 해 전체 55개국 중 55위, 올해는 57개국 중 56위로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외국문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들에 대해 비뚤어진 시각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것입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외국인에 대한 그릇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학교가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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