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약진하는 차이테크
상태바
약진하는 차이테크
  • 안용호
  • 승인 2009.12.16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용호∥前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차이테크의 공습이 시작됐다.’
‘짝퉁천국 아닌 기술 중국 차이테크가 온다.’
‘중국, 전자 등 10대 산업 세계 1위 넘본다.’
‘한국, 신 샌드위치 시대 오나?’

12월 10일을 전후한 신문을 장식한 머리글자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 빨리 온 중국 기술의 비약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중국은 이제 값싼 저질품을 만드는 짝퉁천국이 아니다. 올해 초 ‘비야디’라는 회사가 한 번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내놓아 세계 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가격은 다른 전기차의 절반 수준이었다.

전기차 분야에서만 일본의 도요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보다 1년 이상 앞선 기술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비야디는 1995년 휴대전화 배터리 생산 업체로 출발했지만 이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해 오고 있다. 현재 비야디의 연구 기술자는 1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2004년 한국산업은행이 한․중․일 세 나라의 기술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3.8년 앞섰으나 4년 내에 같은 종류의 중국 기업과의 기술격차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비야디 말고도 우리 기업을 앞질러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중국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이 300억 달러에 이르는 ‘화웨이’는 유럽의 노키아-지멘스 뒤를 잇는 세계 2위의 통신업체다. 하웨이는 직원 8만 7000명 가운데 42%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중국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하이얼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한동안 모방 저가 상품이 대부분이던 하이얼 제품군은 이제 수출품의 90% 이상이 독자 브랜드일 정도로 기술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이면서 세계 3위 태양전지업체인 상더전력은 최근 발전효율을 15.6%까지 높이는데 성공했는데 이는 세계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라 한다.

이 같은 ‘차이테크’의 부상은 몇 몇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 내륙과 해안을 가리지 않고 중국 대륙 전역이 기술 강국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중국통계연감을 보면 특허 인정 건수가 연평균 19만 건에서 41만 건으로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만 봐도 놀라게 된다. 중국의 국제 특허 출원은 2004년 898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100여 건으로 세계 3위에 올랐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또한 위에 열거한 기업들은 각각 수천 명, 수만 명에 이르는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국제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10대 산업구조조정 진흥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차이테크 급부상의 배경에는 중국정부의 지원 외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이공계 인재풀이 있다. 중국과학원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대학원 졸업생 중 이공계 비중은 41%에 이른다. ‘

교변기업’이라고 불리는 대학 벤처기업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대학으로부터 직접 출자받아 학교의 연구 성과를 산업화하는 과학기술형 교변기업은 현재 중국 전역에 2000개를 웃돈다고 한다. 네비게이션을 연구하는 대학 학과만 100곳이 넘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기술의 일본과 가격의 중국 사이에서 살길을 모색해 왔다. 한국은 이제 기술과 가격을 모두 갖춘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신샌드위치’ 시대를 맞고 있다. 이제 만리장성의 벽을 꼭 넘어야 하는 것이다. 2007년에 나온 IBM컨설팅 한국보고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 2만 달러를 앞둔 한국 경제가 20년째 11위권에 정체돼 있다’며 혁신의 실패를 원인으로 꼽았다.

선진국을 모방하는 전략으로는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진단이었다. 또 한국경제의 정체는 기술에 대한 행정규제가 그 원인의 하나라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기술개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가 4463건이나 된다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9일 보고했다.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기업은 가스안전공사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43가지나 중복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10대 대기업의 경우 기술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연평균 246억 원을 쓰고 2년을 소비한다고 한다.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차이테크는 약진하는데, 우리나라의 코리테크는 규제로 발목이 잡혀 있고 이대로라면 우리의 미래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망은 빠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부상은 오히려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맨주먹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이다.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고 대처하면서 온 국민이 하나로 힘을 합쳐 나라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면서 교육으로 돌파구를 열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