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마음의 선택 '기축년을 보내고 경인년을 맞으며'
상태바
마음의 선택 '기축년을 보내고 경인년을 맞으며'
  • 류제경
  • 승인 2009.12.28 1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그녀는 1957년 4월 5일,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했으나 타고난 노래 실력으로 가수가 되었고, 1978년에 그룹 ‘희자매’를 결성하여 활동했으며, 그 후 솔로로 전향하여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총 19장의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1994년 대학교수와 결혼하여 외동딸을 두고 있으며,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 가수 중의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1995년에 KBS 방송대상 여자 가수상을, 2004년과 2005년에는 KBS 가요대상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1997년에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으며, 2006년에는 여성신문사에서 수여한 ‘미래의 여성 지도자상’을 받았습니다.

혼열아라는 환영받지 못한 사회 환경 속에서 그리고 불우한 가정 여건 속에서 자랐지만 그녀는 늘 밝고 당당하게 살았습니다.그녀는 모든 가수들의 꿈의 무대인 미국 카네기 홀에서도 공연을 했으나 그곳이 그녀 인생의 최고 무대는 아니었습니다.

6.25 참전 용사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히 부탁했던 워싱턴 국방성에서의 공연을 그녀는 자기 인생 최고의 무대이자 절정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녀는 장내를 가득 매운 참전 용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들 모두는 내 아버지이시고, 나는 당신들의 딸입니다. 나와 같은 딸을 둔 것 때문에 너무 가슴 ! 아파하지 마세요. 난 당신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난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태어난 것이니까요. 그리고 나는 지금 절대 불행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난 이 말을 하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나의 아버지들이여!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애꿎은 모습으로 만들어 놓은 그 사람들을 향해 그녀는 감사와 사랑과 용서와 축복을 듬뿍 안겨 주었던 것입니다. 혼혈 가수 인순이(본명 김인순)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운명에 대하여 한탄과 원망을 자주 하곤 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상처를 안겨준 누군가에 대하여 복수와 저주도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한탄과 원망, 복수와 저주는 자신의 인생에 결코 평안과 기쁨과 위안과 행복을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마음의 화가 되고 육신의 병이 되어 자신을 고통과 불행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맙니다. 대신에 감사와 사랑과 용서와 축복을 택하면 마음의 평화와 정신의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순이는 후자를 택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의 행복도 찾고 자신에게 미안해 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까지 따뜻한 사랑을 가득 안겨 주었습니다. 4월 18일에 태어난 자신의 운명을 ‘죽을 死’와 ‘18’이 의미하는 저주받은 인생으로 결부시켜 생각하여 전화번호, 인터넷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도 모두 1818로 정해 ‘1818인생’을 살았던 유영철은 희대의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전화번호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높이인 8848로 정하여 '8848의 인생'을 살았던 산악인 엄홍길, 한왕용, 박영석은 히말라야 8000미터급 이상 14좌봉을 마침내 정복하여 그들의 꿈을 이루고 말았습니다. 가수 인순이는 ‘거위의 꿈’을 꾸며 살았습니다.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그녀는 거위로 태어났지만 거위의 꿈속에는 항상 하늘 높이 나는 백조가 있었습니다. 백조를 선택했던 그녀는 그리하여 드디어 백조가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와 유전인자와 집안 환경은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자신의 삶의 목표와 삶의 환경은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감사냐 원망이냐, 행복이냐 불행이냐, 긍정이냐 부정이냐, 축복이냐 저주냐, 용서냐 보복이냐, 미움이냐 화해냐는 우리 마음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의 모습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삶은 주어진 것이지만 운명은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인생은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이 땅을 떠나는 날 재산을 얼마나 남겼느냐가 인생의 평가 기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의 인생이 어떤 선택을 한 삶이였느냐가 오래도록 남게 될 것입니다. 감사를 남길 것인가, 원망을 남길 것인가.

우리 자신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소의 해 기축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호랑이의 해 경인년이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지난해 마음속에 품었던 원망이나 저주의 씨앗일랑은 모두 감사와 축복으로 영글게 하도록 마음 밭 갈무리 잘하고 희망이 넘치는 복된 새해 맞으시길 축원합니다.

그리고 2009년 한 해 동안 보잘 것 없는 저의 소견에 대해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