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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교육 자율화, 타율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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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교육 자율화, 타율화 아닌가
  • 하영철
  • 승인 2010.01.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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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철∥미래로 학교교육도우미 대표

요즈음 우리는 자율, 경쟁, 창의, 융합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자율화를 통한 경쟁으로 창의적 인간을 기른다”는 작년의 교과부 교육 자율화 조치의 목적을 보더라도 자율과 창의의 관계가 교육력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들 역시 자녀들의 자율성을 기르는 데 관심이 크며 자율성이 바로 창의성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경향이 짙다. Ubiquitous, Post-modernism, Neo-liberalism, Without Leader, Multitrack, 디지로그 시대의 특성을 갖고 있는 오늘날 사회는 자율화, 민주화, 개방화를 요구하고 있고, 교육도 이 같은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교과부는 학교에 자율성을 주어 서로 경쟁케 함으로써 공교육을 살리려 교육의 자율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요즈음 학교장은 교육과정의 조정권, 교원의 전보유예권, 교원의 연수지정권 등의 자율권을 추진하기 위한 교육계획을 세우는데 힘들어하고 있다.

자율이란 한자로 自律(스스로 자, 법 률), 영어로는 self regulation, self control이라 표기된다. 국어사전에는 스스로 자기 방종을 억제함, 실천이성(實踐理性)이 스스로 보편적 도덕법을 세워 이에 따르는 일이라 기록되어 있다. 자율에는 스스로 율(律)과 규정, 규칙 그리고 자기통제, 자기주도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음을 생각해볼 때 오늘날 부모들의 자녀교육에서의 무분별한 자율성 기르기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점이 있고 교과부의 교육 자율화 조치 역시 크게는 자율보다는 타율의 의미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본다.

교과부의 교육 자율화 목적에서 자율을 통한 경쟁이라는 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어떤 경쟁으로 학교 자율화가 추진되느냐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학교 자율화가 개방화, 다양화, 특성화를 통한 창의인, 융합인을 기르기보다는 자칫 이론 중심의 입시위주 교육, 수요자의 권한 강화에 의한 교권 약화로 변질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을 통하여 창의적 인간을 기른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창의성은 자율성에 바탕을 두는 것은 옳지만 경쟁을 통해 창의성을 기른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경쟁, 칭찬과 보상, 고정관념, 제한된 선택 등은 창의성의 저해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지식의 기반 위에 상상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해볼 때 그것은 경쟁과는 관계가 적은 인간의 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교육을 살펴보면 자율과 창의라는 용어를 내세워 경쟁을 유발시키고 있다. 자율에는 개방성, 다양성, 전문성, 창의성, 특히 책무성이 따라야 한다.

학교교육의 자율화는 필요한 조치로 받아들여야 하나 자율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된 학교 조직 풍토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국가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고, 교육시책은 무엇을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교육이 길러야 할 인간은 융합인, 창의인 그리고 도덕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의 숲을 보여주는 교육으로의 변화도 필요하다.

요즈음 학생 간, 교사 간,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하여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교원 능력 평가제, 교장 공모제, 학업성취도 평가, 학교 교육정보 공개 등 다양한 시책들이 입안되고 추진되고 있으나 우리 교육은 우리나라 국민성과 정서에 맞는 한국형 교육으로 추진되었으면 한다. 이제는 선진국을 따라가는 교육이 아닌 따라잡는 교육을 해야 할 때이다.

서양의 개인주의, 합리주의, 부분 문화의 장점을 취하고 우리의 관계성, 전체성, 귀속성의 특성을 살린 교육으로의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끝으로 교육 자율화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국가는 교육시책을 입안해야 하며 각급 학교는 교육 자율화를 통하여 특성 있는 학교교육으로 국가의 미래를 끌고갈, 선진국을 따라잡을 유능한 인재를 기르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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