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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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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쟁탈전
  • 안용호
  • 승인 2010.03.2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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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호∥前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북극을 선점하라’

기후변화로 북극자원에 대한 접근이 전보다 쉬워지면서 북극 주변국 간의 자원 전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안보위원회 회의를 주제하고 “북극의 천연자원을 놓고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 러시아는 우리의 권리를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북극 주변 5개국의 자원 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2007년 여름, 미니 잠수정 두 대로 북극해 4킬로미터 깊이를 잠수하여 해저에 러시아 국기를 꽂음으로써 북극 쟁탈전 제 2라운드의 서막을 올려 무관심했던 북극에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북극에 쏠리게 한 바 있다. 이후 북극은 주변국의 쟁탈전 장이 되었고 지금도 암투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 북극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20세기 초에 북극을 차지하기 위한 첫 번째 경쟁이 있었던 과거를 재조명해 보아야 한다. 처음으로 북극을 탐험한 사람은 미국인 피어리이다. 그는 1909년 4월 6일 ‘나는 오늘 미합중국의 국기를 여기에 꽂았다’고 했으나 진위성이 아직까지도 논쟁거리다. 피어리의 탐험을 전후하여 개인적인 명성을 얻으려는 새로운 탐험이 진행되었다.

영국의 페리는 최초의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1827년에 자신의 배 헤클라를 타고 북극에 도달했다. 존 플랭크린 경도 1845년에 130명과 함께 죽음으로써 비극적인 북극의 영웅이 되었다. 노르웨이의 난센은 프람호를 타고 북극을 탐험한 결과 북극에는 해류가 존재하지 않고 수심은 4천 미터라는 것을 알아 북극 연구의 개척자가 되었다.

스위덴의 공학자 앤드리가 1896년에 도전했으나 1년 만에 죽었다. 피어리는 1909년 4월 6일 북극에서 30분간 머물렀다. 쿡이 1년 전에 탐험했다고 반박했으나 그는 근거자료가 없었다.지금까지는 썰매나 배로 북극을 탐험하려고 했으나 북극점에는 도착하지 못했다. 인류 최초로 북극에 도착한 사람은 아문센과 엘리워스 그리고 노빌레였다. 그들은 노르게 호라는 비행선을 타고 1926년 5월 12일 새벽 1시 25분 북극 200미터 상공에서 아문센은 노르웨이 국기를, 엘리워스는 미국 국기를, 노빌레는 이탈리아 국기를 꽂았다.

이어서 소련이 ‘북극 1호’라는 탐사 팀을 꾸려 폭격기를 개조한 ‘투풀레프 Tu-3’기를 타고 파파닌이 세계 최초로 북극에 발을 디뎠다. 파파닌이 꽂은 국기는 1938년 1월까지 있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북극에 연구기지를 세웠다. 현재는 40여 개의 러시아 연구기지가 있다. 여기까지는 순수한 면이 있다. 북극에 탐을 내지 않았다는 말이다. 모험심과 탐험 야욕의 결과물들이었다. 오직 북극을 정복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나 이후는 달랐다.

미국 지질 조사국은 전 세계의 석유 천연가스의 가채 매장량의 4분의 1이 북극에 있다고 했다. 석유 매장량은 최대 1600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까 북극은 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또한 북극항로를 개발하면 전 인류에 어마어마한 이익이 올 수 있다. 탐을 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이어서 냉전시대가 도래했다.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군사기술의 우위를 입증하기 위해 북극을 무대로 선전행위를 했다. 1952년 미 공군 중위 조셉 플레쳐와 월리엄 베비딕트가 북극에 착륙했고 북극에 잠수함을 보냈다. 이어서 미국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 호는 시속 20노트로 북극을 탐사한 후 1958년 9월 3일 북극점에 도착했다. 이제 기후 변화로 북극은 변하고 있다.

러시아가 2007년 북극쟁탈전 2라운드 서막을 올린 것은 국제법이 얽혀 있는 현재 상황을 알면서도, 유엔의 대륙붕한계위원회 허락이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대륙붕 연장선을 늘려보려는 속셈이었다. 이제 북극 주변 5개국 자원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러시아의 움직임에 자국의 권리를 주장하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캐나다령 북극의 땅, 섬, 물에 대한 우리의 주권은 역사적으로 확고한 것’ 이라고 캐서린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캐나다는 북극 주변국 미국,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 외무장관 회의를 퀘벡주에서 주재한다. 2008년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 역내 경제적 기회와 환경 보전을 위해 협력한다는 원론적인 결과가 나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큰 성과가 없을 것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북극방위군 확대 필요성을, 덴마크는 북극 해저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미국은 북극탐사 예산을 늘리고 있고, 노르웨이는 대륙붕 한계선을 늘렸다. 그리고 북극위원회 국가인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도 관심을 보이고, 이누이트 원주민도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분할하려는 100년 전 열강들의 하이에나 같은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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