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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감 후보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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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감 후보님들께!
  • 안용호
  • 승인 2010.03.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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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호∥前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광주교육을 더 잘 하시기 위해 교육감으로 출마하신 교육감 후보님께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후보등록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예상되는 후보님과 등록을 마치신 후보님들을 보니 누가 되시더라도 우리광주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 하실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력이 있고 인품이 훌륭해 보입니다. 교육계가 비리로 어수선한 이 때, 돌다리도 두드려 본다는 생각으로 교육감 후보로 나오신 분들께 몇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먼저 편 가르기를 안하시면 좋겠습니다. 선거운동 중 얼떨결에 저지를 수 있는 또는 꼭 당선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집착한 나머지 편 가르기를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어. 그 사람 고향이 어디든가?’ ‘응, 장성이제. 거 누구 편이구만. 거 향우회에서 적극적이라고 하드만’ 이렇게 하면서 지연으로 일단 내편 네편을 만들어 본인은 생각지도 않는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어이, 그 사람 홍씨제? 우리 안 도와주나? 홍씨들이 단합하는 면이 얼마나 센지 보여주세’ 이제는 혈연으로 묶습니다.

기품과 인격으로 호소해야 할 교육감 후보가 교육감 후보와의 관계는 물론 옆 참모들과의 사이도 서로 서먹서먹하게 만듭니다. ‘그 사람 고등학교 어디 나왔제?’ ‘그 사람이 회장이라고 하대’ 이제는 학연으로 또 편을 가릅니다. 3, 40년 동안 형제처럼 지내던 사이가 어쩐지 찜찜하고 어색한 사이가 되어 갑니다. 정치판과 같아집니다.

투표가 끝나고 당선이 확정되면 서로 축하해주고 옛날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연, 학연, 혈연으로 편 가르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얼굴만 봐도 ‘저런 분이 교육감을 하면 좋겠어’ 하는 군자 같은 사람이 교육감이 되는 것을 다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교육에 대한 실력과 깊은 신념으로 자신의 위상을 높여 주시라는 부탁입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게 기자들이 교장초빙제에 대하여 묻자 대답을 못했다는 전언입니다. 우려스럽지 않습니까? 교육감은 시장이나 국회의원과는 다릅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합니다. 교육감이 되면 나는 이렇게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막연히 실력광주를 이어가겠다는 말은 조금 어색해 보입니다. 너도 나도 무료급식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실력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광주시민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지향하는 학습하는 사회를 어떻게 조성하겠다’는 확실한 비전을 듣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모든 학생의 학업성취를 보장하는 유연한 교육체제 구축을 위해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까지 듣기를 바랍니다. ‘교과교육에서 각 교과를 어떻게 운영하고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듣고 싶어 합니다. 광주 교육에서만큼은 무료 급식과 같은 인기 영합주의가 안 통합니다.

학교는 밥 먹여주는 곳이 아닙니다. 핀란드 교육까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에게 맞는 진정한 교육을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상대방을 헐뜯는 일을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광주시민은 편 가르고 헐뜯는 것을 이제 지겨워합니다. 왜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야기합니까?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교육감의 인품으로 승부를 내려고 해야 합니다.

자기는 그 위치에 있으면 하지도 못할 일을, 조그만 일을 침소봉대하여 잘못했다고 한다고 해서 그것을 철썩같이 믿을 만큼 광주시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과 실력으로 가르쳐 줄 참 스승을 원합니다. 다른 후보가 보아도 ‘교육감 후보는 저 정도는 되어야 해’ 하는 향기 나는 인품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비방보다는 미래지향 교육의 방법을 제시하셔서 실력으로 인품으로 시민이 선택하게 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육감이 되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마지막으로 학생교육을 위해 희생을 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시라는 것입니다. 무명교사가 봉급이 적어도, 권력이 없어도, 사회적 대우가 전무해도 묵묵히 분필을 쥐고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교육감이 되어 학생들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고 가신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학생들을 위해,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주고 가려고 하신다면 교육감 후보님을 위해서나 광주교육을 위해서나 그처럼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스님은 그렇다 치고, 바느질을 해서 살아오면서 모은 모든 것을 사회에 주고, 국밥장사를 하여서 모은 재산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내놓으며, 정신대에 끌려가서 모진 삶을 사신 할머니도 하시는 일을 교육감후보가 교육감이 되어서 못하신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다 내려 놓으시고, 내려가서 받지 말고 주면서 그것을 기쁨으로 사는 삶을 사시겠다고 약속하시기 바랍니다. 얻으려고 하면 잃고 주면 받게 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신다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우리는 광주교육을 이끌 페스탈로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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