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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불신의 시대를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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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불신의 시대를 지나며
  • 류제경
  • 승인 2010.04.0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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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요즘 교육계가 뉴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항상 국가 사회적으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요즘처럼 교육계가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적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뉴스의 초점은 교육계에서 벌어진 각종 비리입니다. 과거 촌지 문제가 사회적 잇슈로 부각되었을 때 학교에 내려진 처방에 대해 교원들은 충격을 느끼면서도 분노 한 자락을 가슴 한 켠에 감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교육의 일번지인 서울에서 발생한 부정과 비리로 교원들은 생명과도 같은 명예와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사회일반의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계를 향해 쏟아지고 있는 사회적 비난과 질책, 그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교단지기들은 이제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만 가득할 뿐입니다. 두 번째는 교육계의 비리 방지 대책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른바 교장공모제의 확대 실시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장공모제의 비율을 50%로 하니, 100%로 하니 의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죄 지은 사람들은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단 주변에서는 그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조금 앞서 간 사람들은 그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못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니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되겠지요. 혹자는 교장공모제의 확대 실시에 대해 예초에 기대했던 대로 유능한 교장의 발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공모 교장의 선정이 학연이나 지연, 혈연 또는 주변 이해 세력들의 압력을 받지 않고 본래의 취지대로 순수하게 이루어질 확률이 얼마나 높겠느냐면서 그 증거로 대학 총장 선정 등 그동안 학계나 정치권에서 실시되었던 대표 선정 사례에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로 학생들의 무상급식 전면 시행 문제가 6.2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메스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편에서는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는 계층간의 갈등을 부추겨 표를 얻어 보겠다는 참 나쁜 전략이며, 돈 있는 사람까지 무상급식을 한다는 것은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의 전형으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나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다른 편에서는 무상급식은 교육문제이지 이념문제가 아니라며, 굶는 아이들 먹이자는 것이 어떻게 포퓰리즘이냐고 반박하면서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을 부모의 소득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발상은 비교육적이기 짝이 없는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합니다.

학생들의 급식이 학생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기보다는 학생들의 뒤에 있는 표를 염두에 두고 벌리는 당리당략처럼 느껴져서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교육이 총체적으로 불신 받고 있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 신뢰를 회복하고 명예를 되찾는 일은 우리 학교, 나의 교실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학교를 자신의 집 가꾸듯 하고, 아이들을 부모의 심정으로 가르친다면 시련은 머지않아 신뢰로 화하여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타산지석, 세옹지마는 어려운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게 됨을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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