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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가 높은 드라마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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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가 높은 드라마를 꿈꾸며
  • 김광호
  • 승인 2010.04.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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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여수 여양고 교사

세상은 사람들이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드넓은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단순한 일상을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통해 드러낸다.

특히 작은 우주라고 말하는 가정은 사람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가장 원초적인 공간이다. 이 가정 구성원의 감정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바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완성하는데 있다. 그리고 세상에 많은 가정은 이러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희로애락의 길을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족 구성원들의 역할 수행이 매우 중요하다. 역할에 맞게 행동해야만 하는 이 세상에서 나는 KBS 주말 가족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를 최근에 보게 되었다. 그리고 종종 매스컴에서 시청률 몇 % 도달했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글을 보았다. 4월 5일자 인터넷에 올라온 어떤 기자의 글을 잠시 인용해본다.

“KBS 2TV '수상한 삼형제'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주말 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는 32.6%를 나타냈던 전날 방송분보다 4.4% 포인트 오른 것이다. '수상한 삼형제'는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40%에 육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물론 주말 드라마 왕좌도 무리 없이 지켰다.”

이 드라마 제작 의도를 인터넷에서 잠시 살펴보았다. 제작진은 위기(?)를 헤치고 화합해나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인간성을 상실한 세태 고발, 이 시대의 현명(?)한 가장(家長)의 역할, 어린이도 어른 되면 이렇게(?) 행동’ 등등 자본주의 사회의 폐단을 알리는 드라마로 보인다.‘

수삼’에서 몇 몇 등장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정말 암울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국영방송 KBS가 주말 황금 시간대에 많은 시청자에게 ‘국민이여 당신들도 우리처럼 따라서 사는 것이 행복한 것 아닐까요’라는 매우 자연스러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듯하다.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에게 불륜 드라마의 코드로 맹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방송을 하는 의도가 무엇일까? 많은 가정이 ‘수삼’처럼 살고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살라는 것인지, 왜 하필 온 국민이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대에 이런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가정사를 방영하는 것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주위에는 ‘수삼’의 등장인물처럼 분명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가정은 일상에서 소박한 몸짓으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아름답게 수놓기 위하여 매일 매일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KBS는 이 드라마를 하루 빨리 종영해야 마땅하다.

아무리 작가가 이 작품의 결과를 해피엔딩으로 처리한다고 해도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할 듯하다. 단지 수상한 삼형제는 현대인의 일상이 힘겨우니까 그 무게를 잠시 덜어보려는 알맹이 없는 드라마일 뿐이다. 나는 과정이 아름답지 않은 삶은 결코 좋은 결말을 가져올 수 없다고 후학(後學)들에게 강조한다.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국영 방송인 KBS는 주말 황금 시간대에 시청자에게 진정 건전한 삶을 꿈꾸는 이웃들의 삶을 드라마로 완성하여 보여주길 기원한다.

추신 : 중학생 딸의 수상한 삼형제에 대한 반응 - "아빠, 국민들의 삶이 힘들다보니 그런(?) 드라마를 좋아해요. 일단 재미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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