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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의 입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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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의 입학생들
  • 류제경
  • 승인 2010.04.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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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학인 하버드대학교의 올해 학부 지원 학생이 3만 389명으로 이 대학 개교(1636년) 이래 최고의 지원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하버드대의 역대 최고 지원률은 지난해 2만 9114명이었는데 금년에는 이보다 1,275명이 늘어 금년에 최초로 3만명 선을 넘어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중 2,110명이 합격하여 6.9%의 합격률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지원자 중에는 출신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인 학생이 약 3,600명 정도 된다는데 미국의 대학 입학 사정의 특성상 합격자 2,110명이 모두 전교 1등짜리들일 수는 없겠지만 설령 모두 1등 짜리들만 합격했다 하더라도 약 1,500여명의 1등들이 불합격의 쓴잔을 마셨다는 결과가 됩니다.

2,110명의 합격자 중 아시아계 미국인이 18.2%,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11.3%를 차지했고 라틴계 미국인은 10.3%였다고 합니다. 합격자는 미국을 포함하여 세계 79개국에서 왔고 외국 학생은 전체 합격자의 9%를 차지했으며 지원자의 남녀 비율은 각각 50.9%, 49.1%였고, 합격자 남녀 비율은 각각 52.4%, 47.6%로 남학생의 수가 다소 많았습니다.

하버드대는 학비 또한 엄청나게 비쌉니다. 연간 학비는 기숙사비를 포함해서 5만724달러(약 5700만 원)라고 하니 돈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대학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각종 장학금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고, 연간소득 6만 달러 미만 가정의 학생은 학비가 전액 무료라고 하니 누구든지 능력만 있으면 공부할 수 있는 곳이 하버드였습니다.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을 보면 우리와 미국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는 대학마다 고유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운영된다고 합니다. 하버드의 경우, 입학사정관들은 자신이 뽑은 학생의 경력을 10년 동안 관리하는데, 그렇게 모아놓은 데이터는 그 후의 입학사정 절차에 반영한다고 합니다.

사정의 기준은 첫째, 학업 역량으로, 무조건 A+학생만을 찾는 것은 아니라 B+정도의 성적이어도 다양성과 리더십을 갖춘 학생을 선발합니다. 둘째는 경력의 질인데, 흥미로운 이력들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학생을 우선합니다. 셋째는 리더십 역량으로, 자신이 현재 처한 현실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혹은 개선시킨 경험이 있는 학생을 선발합니다.

넷째로 영어 능력인데, 영어는 학업 역량과 마찬가지로 기본 중의 기본으로 취급합니다. 이와 함께 하버드대는 위 네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다음 5단계의 과정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고 합니다.

첫째, 서류를 심의하는데, 먼저 지원자 중 전혀 가능성이 없는 학생만을 골라냅니다. 모든 입학사정관들은 자신들이 읽은 지원서 하나하나에 대해 지원자의 강점과 약점 등을 기록해둬야 하고 때로는 하나의 지원서가 최고 4명의 사정관들에 의해 읽혀지기도 합니다.

둘째, 1차 통과 원서를 대상으로 1개당 2인이 배치되어 2차 심사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학업성취도와 품성 및 인성, 리더십, 기타 추상적인 요소들 등 네 분야에 걸쳐 학생을 평가합니다. 셋째, 매주 평균 3~4개의 지원서를 읽고 온라인 평가를 실시합니다.

넷째, 매주 1회 입학사정관들의 그룹토의가 진행되는데 여기서 각 지역 입학사정관들은 자신이 검토한 학생에 대해 소개하고 홍보를 합니다. 다섯째, 거수를 통한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데 최종 합격여부 결정은 입학사정관 모두가 참여하여 다수결로 결정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하버드는 오로지 공부만을 하는 학생이 아닌 다양한 활동 경험을 쌓은 학생이 입학하는 대학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버드는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여 입학시킨 후에 대학에서 공부벌레를 만드는 대학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대학도 수학능력시험에 매달리기 보다는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과 특성을 중시하고 인성과 리더십을 비중있게 다루는 선발 방식을 취한다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과다 지출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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