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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巧言令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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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巧言令色)
  • 김광호
  • 승인 2010.04.2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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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여수 여양고 교사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 선의인)’이라는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말재주가 교묘하고 표정을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즉 발라 맞추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라는 뜻으로,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첨하는 교묘한 말과 보기 좋게 꾸미는 표정을 이르는 말이다.

언제부터 인지 몰라도 우리 사회는 진실과 정의를 말하는 사람보다는 교언영색(巧言令色)과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들이 더 많이 숨 쉬는 공간으로 변했다. 그 누구 한사람도 가정과 학교에서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는데 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참모습을 잃어버린 것 같다.

그 원인이야 많겠지만 제일순위는 위정자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청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회의 곳곳이 정도 보다는 곡도(曲道) 방법으로 운영되었으며 그 방법이 이젠 우리의 현실에 안착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등의 많은 곳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자리매김한 그 곡도(曲道)가 얼마나 많은가?

그 누구도 쉽게 바로 잡을 수 없는 대한민국만의 특수한 삶의 방법 말이다. 매 시간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는 비리, 부정이라는 실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교언영색(巧言令色)의 삶을 살도록 유혹했는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권모술수의 삶이 관행으로 점철된 사회를 살아가는 올바른(?) 처세술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비리와 부정을 눈감아 줄 것인가? 그리고 언제까지 교언영색과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들을 인정해줄 것인가? 이젠 그만 후세대를 위해서라도 바른 삶을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지 않겠는가? 소위 말하는 법과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들어야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윤리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 기득권층은 모든 면에서 의무를 이행하고 명예를 존중하는 정신(노블리스 오블리제)을 보여주어야 한다. 더불어 혹 과거의 삶 중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참회록을 써서 국민에게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참회록이 진정성이 있다면 넓은 가슴으로 용서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 후부터는 대한민국의 참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이다. 그리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 사람이 한 언행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결코 교언영색이라는 단어가 사라지지 않겠지만 분명 진언진색이 통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국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말을 하고 미소를 짓는 얼굴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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