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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제 도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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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제 도입에 대하여
  • 하영철
  • 승인 2010.10.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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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철∥미래로 학교교육 도우미 대표

2014년(현 초등 6년 해당)부터 대입 학교 내신 성적이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뀔 예정이다. 2005년 이전까지 실시해왔던 절대평가제(수, 우, 미, 양, 가로 표기)가 성적 부풀리기라는 문제 때문에 상대평가로 바뀌어 현재 내신 9등급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 입학 사정관제 도입,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과 맞물려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를 실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교과부는 절대평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입시제도가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다시 절대평가로 바뀌는 것은 학교교육도 시대 변화에 따라 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으나, 정책 입안자들의 근시안적 생각의 오류에서 오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입시제도는 학교교육과 관계되기 때문에 좀 더 멀리 보고 깊이 있게 시간을 두고 생각하여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눈앞의 문제점만 생각하여 새로운 제도를 쉽게 도입하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상대평가는 교육의 본질에 비추어볼 때 비교육적인 평가 방법이기 때문이다.

상대평가는 개인차 변별의 특징이 있어 외발적 동기유발과 선발에 효과적인 장점은 있으나, 교육의 본질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A학생이 중간고사에서 수학 70점으로 반에서 13등이었는데 열심히 공부하여 기말고사에서 80점을 맞았으나 15등을 하게 되는 평가가 상대평가의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상대평가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경쟁심을 유발하여 옆 친구가 모두 경쟁의 대상이 되는 비교육적인 평가라 할 수 있다.

반면 절대평가는 발달적 교육관에 의한 평가 방법으로, 학습목표가 평가의 기준이 되고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만 투입하면 모든 학생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평가 결과가 부적 편포를 나타내는 목표지향 평가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평가는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여야 한다. 현재 OECD 국가 중에서도 상대평가를 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을 보면 상대평가로 바꾼 자체가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절대평가로 바뀌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현행 실시하고 있는 고교 내신 9등급제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절대평가 시행상에 있어서 불거질 수 있는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절대평가제는 대입을 위한 제도에 앞서 학교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평가로 받아들여야 한다.

학교 내신 9등급제의 문제점은 첫째, 상대평가는 절대평가에 비해 비교육적이라는 점이고, 둘째는 학교 간의 불공정성 문제를 들 수 있다. 모든 고등학교 학생을 9등급으로 나눈다는 것은 특목고, 자율고 등의 학교를 개설하지 않은 평준화된 상태에서는 가능한 것이나, 학교 간의 성적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에서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외국어고나 과학고에서의 1등급을 교육 여건이 열악한 고교에서의 1등급과 같게 평가한다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현행 내신 9등급제에서는 특목고나 자율고가 불리하나 대학에 따라서는 내신 성적 비중을 낮추어 평가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상실되고 있음도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셋째는 선택형 교육과정의 특징을 지닌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 현행과 같은 내신 9등급제를 실시하면 교과 선택의 편중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A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50명이고, B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300명일 때 A과목에서는 1등급을 받은 학생이 2명(4%)이고, B과목에서는 1등급을 받은 학생이 12명(4%)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선택자가 많은 교과를 선택하게 되어 선택형 교육과정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A학생이 과학 과목 중 물리를 선택했으나 선택 학생이 13명 이하인 경우 이 과목에서는 1등급이 없기 때문에 교과 개설을 할 수 없는 문제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고교 내신 9등급제의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다시금 절대평가제 도입이 예상되나, 성적 부풀리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문제로 나타나 교과부는 그 해결책으로 원점수, 표준편차, 표준점수, 평가대상 학생수 기록을 제시하고 있다. 원점수 표시는 절대기준 평가에서 학습목표의 달성도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의미 있는 것이나 성적 부풀리기의 문제가 있고, 표준편차는 그 집단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어 70점, 영어 80점을 맞은 학생을 국어보다는 영어를 소속집단에서 더 잘한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표준편차가 크면 그 반은 이질집단이고 작으면 동질집단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득점만으로는 성적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그리고 표준점수 기록은 대입 전형에 반드시 필요한 통계치라 생각한다. 표준점수는 원점수와 평균 그리고 표준편차에 의해 산출되는 수치로, 교과 간의 성취도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가대상자 수를 기록하는 것도 의미 있는 평가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평가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문제가 이야기되고는 있으나 내신 성적과 논술, 면접을 통해 학생들의 적성, 창의력, 잠재력, 지도성 등을 평가하는 입학 사정관제는 내신 9등급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제도 하에서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이 기록된 내신 자료는 성적 부풀리기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고 학교교육이 경쟁보다는 상생으로, 창의와 인성을 기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절대평가를 하면 고교 등급화가 되어 특목고나 자율고 학생이 유리할 것이고 성적 부풀리기로 학교교육이 비정상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선생님들의 절대평가 필요성에 대한 생각의 변화와 그 실천 여하에 따라 불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를 대입 내신에만 국한하지 말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도 관계 지어 생각해봤으면 한다.

교육관이 선발적 교육관에서 발달적 교육관으로의 변화가 요구됨에 따라 학교에서의 평가도 한학생의 학업성취도를 그가 속해있는 집단의 결과에비추어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상대평가에서 집단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학습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가를 알아보는 절대평가로 바뀌어야한다 그에 따라 입시도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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