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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제 수업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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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제 수업을 생각해본다
  • 하영철
  • 승인 2011.06.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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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철∥미래로 학교 교육도우미 대표

금년 후학기에 시도별로 10퍼센트 시범학교를 운영한 다음, 내년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의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된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육감의 승인을 받는다지만, 아마 모든 학교가 주 5일제 수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5일제 수업은 사회 전반적인 주 5일제 근무의 확산, 부모와 자녀 간의 접촉 기회 확대, 관광․레저 산업의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이 그 필요성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특히 교사 학생 학부모가 원하고 있고, 우리 학생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 OECD 36개 국가 중 35위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학교 수업도 중요하지만 주말의 각종 교육활동을 통한 학생들의 지적 역량 강화는 주 5일제 수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교사는 주말 시간의 수업 준비를 통한 교육 효율성 제고를,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할 시간의 확대를, 학생은 수업시간과 학습량의 감소 등을 이유로 주 5일제 수업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주 5일제 수업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쟁을 야기하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 간에 교육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 예상된다. 일용직, 비정규직, 맞벌이 부부, 저소득층, 결손가정, 나홀로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배려 마련, 수업일수는 연 220일에서 190일로 OECD 평균을 유지하지만 수업시수는 고정되어 교사들의 주중 수업량 증가에 따른 수업의 질 저하, 주말 동안 학생들의 비지적 활동에 대한 학교의 대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여부 등이 문제라 할 수 있다.

토요 돌봄 교실 확대와 토요 방과 후 학교 활동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나 효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함도 생각해볼 일이다. 일부 교원들은 수업의 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업시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초중고 수업시수가 OECD 국가의 평균보다 적은 점에 비추어보고,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40년간 실시해온 유도리(여유) 교육을 폐지하고 교과서 두 배 두껍게, 수업시간 10퍼센트 연장으로 교육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타 선진국들도 경쟁력 없는 학교 폐쇄와 무능교사 퇴출이라는 강경책을 실천하고 있는 현실을 살펴볼 때 수업시수까지 줄인다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주 5일제 수업은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사회의 모든 조직이 시행하니 학교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됨으로써 학교 수업의 질이 높아지고 학부모의 교육비가 줄고 학생들의 학교 학습 부담이 줄어들어 우리 교육이 좀 더 교육의 본질적 목적에 접근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자.

주 5일제 수업으로 중산층 이상은 자녀와의 주말여행, 각종 체험활동 등을 실천할 수 있으나, 중산층 이하 학부모들은 양질의 체험학습도 어렵고 사교육비 부담으로 학원 교육도 시킬 수 없는 교육의 양극화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주 5일제 수업은 개인생활과 국가 경쟁력과 관계 지어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시행에 앞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한 다음 실천함으로써 교육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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