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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國格)에 맞는 교육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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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國格)에 맞는 교육 시급하다'
  • 안용호
  • 승인 2011.06.2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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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호∥前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평소 존경하는 퇴임하신 교장 선생님이 ‘내일 식당에서 소주나 한잔 하자’고 부르셔서 나갔더니 앉자마자 교육을 걱정하시는 말씀부터 하셨다.

교육이 정치화되면서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유아교육비 지원 등으로 날을 새는 가운데 꼭 해야 할 교육활동은 뒷전으로 두고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들의 비위에 맞는 포퓰리즘적 시책을 가지고 정치적 투쟁을 하여서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다.

무상급식도 문제가 많다고 하셨다. 우선 예산의 편중운영이 문제라고 하시면서 ‘자네도 교장을 해 보았지만 밥을 먹이는데 돈을 다 쓰면, 시급한 도서구입이나 실험실습을 위한 기구나 약품을 구하기가 어렵고 교수학습 자료의 구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씀하셨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서 밥 먹는 것을 가지고 국민투표를 하려고 하고 투쟁을 하니 어떻게 되겠냐고 하시면서 개탄하셨다.

반값 등록금 문제도 서로 싸울 일이 아니라 차분히 문제점을 분석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부터 함께 해결해 가야 할 것인데 언론플레이부터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셨다. 사실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는 대학과 연결 되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이 작은 나라에 대학이 237개나 있고 그 중 4년제 대학이 192개나 있으니 ‘우골탑 인골탑’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교장초빙제도 안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옛날에 ‘한지교장’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벽지 섬에 가서 3년을 근무하면 교장자격을 주었는데 그 부작용이 얼마나 컸냐고 하시면서 지금 초빙제는 평교사가 10년 만에 주임을 하고, 25년 만에 교감을, 30년 만에 교장을 하는 경력 위주의 승진제도를 거스르는 것으로 평교사를 초빙하니 문제가 된다고 하시면서 교육계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광주 초빙교장의 도중 하차를 예로 드셨다.

교장선생님은 모든 교육활동이 좋은 점이 있으면 좋지 않은 점도 병존하는데 그런 점을 간과해 버린다고 말씀하셨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가 그 예라고 하시면서, 평가 결과는 공개를 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형성 과정에 있는 성적을 그것도 선다형의 지필고사 위주의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학습자들에게 너무나 많은 심적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교원 평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셨다. 선생님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며 양성 과정에서 더 훌륭한 교사를 배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고 선생님을 보호하고 존경하는 사회적 풍토가 형성되어야지 평가를 하여 서열을 매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은 소리만 요란한 용두사미의 개혁이 많았다고 하시면서 인프라 구축에 그치는 면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학생들이 즐거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몰두할 때라고 하시면서 교과교육 쪽으로 개혁의 눈을 돌려야한다고 거듭 강조하신다. 수업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가르치는 것보다도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면서 모르는 것을 찾아 알아가는 진정한 앎을 위한 교육을 고민해 보지 않았다고 자책도 하신다.

‘초등학교의 경우 30Kg의 무거운 가방을 끌고 학교에 가서 6교시를 하고 방과후 학교에서 또 공부를 하고 학원을 돌고 돌아 집에 가면 가정교사까지 두고 공부를 하는데 졸업을 하면 편지글 하나 못쓰고 논설문이나 설명문도 못쓰지 않냐?’고 목소리 톤을 높이신다. 초등학교 졸업을 해도 두 도막 형식의 노래도 못 짓고 올겐이나 다른 악기도 못 다루니…….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은 모두가 옳게 들렸다.

우리의 경제 성장이 교육의 힘이라는 말도 있다. 부모님의 높은 교육열과 헌신적인 선생님들의 노력의 덕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성장하여 세계가 놀라고 있다. 미국에서만 보더라도 코리안 파워가 눈부시다고 한다. 192개국의 회원을 가진 유엔 사무총장에 연임이 확실하고 미국시장에서 삼성과 LG 현대차 등 기업들의 활약도 눈부시다고 한다.

문화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지젤의 여주인공 서희, 오페라 라트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로 출연한 소프라노 홍혜경 등 각 분야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제러미 러프킨 교수가 ‘한국인을 보면 유대인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할 정도다.

이제 국격에 맞게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은 교육에서 손을 떼라. 교육에 개혁은 없다. 개선이 있을 뿐이다. 학습에 즐거움을 주는 교과교육으로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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