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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직원 중요한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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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직원 중요한 줄 알아야 한다"
  • 장용열
  • 승인 2011.07.0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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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열∥목포공공도서관 주무관

지난 6월 29일자 동아일보가 “교사의 행정업무를 분리해 교감에게 맡긴다는 방안은 다른 진보교육감들도 추진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행정실을 교무실과 통합해 교감 아래 두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전남도내 학교에 근무하는 행정직원들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금까지 학교조직에서는 교무실과 행정실이 분리돼 학교행정을 각각 처리해 왔다. 90년대 이전 초등학교는 행정직원이 없어서 경리업무를 교사들이 보았고, 그 경리업무를 본 교사는 교장이 신임하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것이 행정직원들이 초등학교에 배치됐고 회계업무에 대해서는 행정실장이 출납원으로 관직 지정돼 교장과 상호견제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전남교육청은 지난 6월 27일 전남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차 전남교육정책 공청회에서 교무실-행정실 통합 운영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전남교육청이 발표한 '교원행정업무경감 추진 방안'을 살펴보면, 당연히 조사되어 있어야 할 1년간 행정직원과 교사의 업무량 및 업무가동율이 없었으며 교무-행정실 통합이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시킨다는 근거 자료도 없었다.

지난 4월 25일, 교과부가 주최한 '교원의 행정업무경감 방안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교육정책 토론회 주제발표자로 나온 정영수 교수는 '교직원 직무분석을 통한 교직원직무기준안'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하고 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초등학교(6학급) 교사 1인당 업무량은 1,563시간이며, 업무 가동률은 교사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8시간 근무할 경우 평균 93.3%로 나타났다. 행정직원은 업무량은 1,801시간이며, 업무가동률은 101.3%로 행정지원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정 교수는 “교사들의 연간 업무량 비중은 학습지도 55.9%, 교무행정 21.7%, 학급경영·생활지도 19.1%순으로 이는, 교사 개인들이 수행하기에 부담될 만큼 많은 양이 아닌데도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이유는 교사들 전체업무의 8.9%을 차지하는 행정사무업무와 일부 교무분장 및 정책행정업무(방과후학교운영, 시범학교 운영 등)에 대한 불만족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정 교수는 정책 제언에서 “교원업무경감의 초점은 업무가 과중한데 있지 않고,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느냐 하는 교사의 직무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업무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토론회 주제 발표자였던 박선형 동국대 교수도 “교무·행정실 통합 모형은 전체교사가 기존의 업무를 과거와 동일하게 처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형의 효과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교무·행정실 통합 모형은 행정실과 교무실의 물리적 통합이 업무의 통합을 자동적으로 유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육감은 학교에서 행정직원들의 행태가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교원업무경감에 기여하고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한다는 입증된 조사 자료도 없이 교무-행정실 통합을 밀어 붙이기식으로는 추진하지 않아야 했다. 이러한 방식은 갈등만을 유발할 뿐이다. 아무튼, 불행한 일이다.학교에서 행정직원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전남교육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전남교육청을 제외한 다른 시도교육청은 업무총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교원업무경감을 추진하고 있다. 유독, 전남교육청은 교무실-행정실 통합운영에 집착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집착이 학교조직내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이 갈등은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에 피해가 간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장만채 교육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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