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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무상급식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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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무상급식의 허와 실
  • /독자=김수경
  • 승인 2011.09.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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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이자 초등학생을 두고 있는 학부모이다. 올해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면서 서울시에서는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시장의 의견과 위 기사를 쓴 하영철 미래교육 학부모 대표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무상급식은 오히려 저소득층의 복지를 빼앗고 학교 교육에서 꼭 필요한 예산이 삭감되어 교육의 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동안 저소득층은 무료급식을 받아왔고 급식비는 부모의 통장에서 스쿨뱅킹으로 납부되기 때문에 학기초에 일정한 심사와 서류를 통해 무상급식 지원자로 선정되면 급식비 지원에 대한 낙인은 학생들이 체감하기 어렵다.

또한 일정한 기준에 들지 못해도 학부모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급식비를 내지 못할 형편이라고 담임에게 신청해서 담임이 추천서만 써 주면 별 무리없이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전면 무상급식이 이루어진 후 교육 현장에서 삭감된 예산 때문에 아동 교육에 꼭 필요한 일을 할 수 없게 된 일을 예로 들면,

첫째, 문제 행동이나 정서 불안 등으로 상담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위클래스 예산이 삭감되어 일선 학교에 파견되어 상담 활동을 하던 상담 교사가 학교에 오지않게 된 것이다. 상담이 필요한 아동의 대부분은 저소득층 아동이다.

둘째,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방과후학교 예산이 삭감되어 작년보다 무료로 방과후학교 강좌를 수강할 수 있는 아동의 수를 줄여야 했다. 방과후학교를 무료로 수강하는 아동도 저소득층의 아동이다.

셋째, 밥은 무료로 먹으면서 학교 예산 중 전기세, 가스비가 턱없이 모자라 올해 같이 찌는 여름에도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못해 찜통 속에서 공부하니 교사나 학생이나 죽을 맛이다. 너무 더워서 밥 맛도 없을 지경이다. 우리 학교를 예를 들면 전기세와 가스비가 약 4개월치 밖에 안돼 운동회 비용, 학급에서 아이들을 위해 쓰는 학급 운영비, 환경미화비, 청소 용구비 등등 꼭 써야하는 예산도 전기세로 돌려 예산을 다시 짰다.

그래도 여름은 지나갔으니 다행이지만 다가올 겨울에 아이들과 교사는 세계적인 11위 경제대국이 조국인 나라에서 손발이 시리고 덜덜 떨며 공부를 해야할 형편이다. 위에서 열거한 것은 무상급식이 오히려 저소득층에 손해를 입히고 그들에게 필요한 혜택을 주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무상급식비를 마련하느라 꼭 필요한 학교 공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도 아이를 가진 학부모지만 우리 아이 밥은 공짜로 먹으면서 찌는 듯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겨울에는 손발이 시린 교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밥 값은 내더라도 쾌적한 교실, 안전한 학교에서 공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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