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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평교사 '전남교육상 수상'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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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평교사 '전남교육상 수상' 화제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1.12.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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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사 수상 극히 이례적…교사외에 부모, 삼촌, 이장역할까지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전남 교육계의 최고 영예인 전남교육상을 평교사가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28일 제31회 전남교육상 수상자로 해남 삼산초등학교에 재직중인 김석천(57, 사진)교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교육국장이나 교육장, 교장 등 고위직에서 수상자가 나왔던 예년과는 달리 평교사가 수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 1976년 교단에 들어선 김 교사는 30여년을 해남과 완도지역 분교 등 섬과 오지의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왔다. 결손이나 조손 가정 등 교육환경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시골학교에서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때로는 부모, 삼촌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노인들이 태반인 마을에서는 든든한 이장역할도 김 교사의 몫이었다. 또 사이버 가정학습이 제대로 활성화되기도 전인 2001년부터 실력향상을 위해 학급 홈페이지를 만들고 동영상 강의도 빼놓지 않았다. 특별한 놀이가 없는 아이들에게 밤참을 먹어가며 함께 했던 야학(夜學)은 이제는 추억거리가 됐다.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육은 김 교사만의 최대 특기이자 장점이다. 학생들이 몇명 되지 않다 보니 개개인의 특기나 적성을 손바닥 보듯 알 수 있다. 어불도 분교 재직시설 발굴했던 물개소년 박허준 군은 지금은 수구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지자체, 대기업 앞으로 편지를 보내 도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가수를 초청, 섬마을 음악회를 연 것은 학생과 지역민에게는 잊히지 않을 추억거리다. 김 교사는 현 근무지인 삼산초등학교에서 농어촌 붕괴로 인한 생활지도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정부에서 추진중인 학교안전통합시스템인 위클래스를 계획해 상담실을 개설하고 상담교사가 없은 현실을 감안해 해남교육지원청, 해남 YMCA, 지역 지원인사들과 연계해 상담활동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개인 사정 등으로 교단을 떠날 계기가 몇 차례 있었지만 섬 아이들의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어 남았다"며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선생님을 대신해 받는 것으로 알고 아이들 곁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시상식이 열리는 전남교육상 수상자에는 중등은 조창호 순천금당중 교장, 일반직에서는 김원경 서기관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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