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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제자들의 온라인 사랑 '퇴임기념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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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제자들의 온라인 사랑 '퇴임기념 책으로'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2.07.25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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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장흥남초 교장…30여년전 제자들과의 만남 책으로 엮어 '스승에 대한 각별한 애정'표시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30여 년 전 초등학교를 졸업한 제자들과 담임선생님 사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오고간 이야기들이 퇴임기념 책자로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8월 퇴직을 앞둔 장흥남초등학교 박영석 교장과 마흔 살이 넘은 중년의 제자들이 그 화제의 주인공.

이들의 만남은 1979년 박 교장이 이들의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폐교가 되었으나 면소재지에 위치해 있던 진도군 군내초등학교는 600여 명의 학생 수에 11학급 규모의 적지 않은 학교였지만 박 교장이 맡았던 학급만 한 반이었다.

입학 때부터 학생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6년 동안 같은 반으로 지내게 되었고 1980년 2월, 제46회 졸업장을 받은 친구는 모두 56명이었다. 이후 진학, 취업 등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 각각의 삶에 충실하던 중 몇몇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1∼6학년 같은 반'이라는 동창생 찾기 카페를 마련 다시 인연을 만들기 시작했고, 온라인상의 추억 나눔은 물론 분기별로 모임을 갖기에 이르렀다.

만나는 횟수가 늘고 회비도 안정을 찾게 된 2002년, 제자들은 박 교장을 서울로 초청해 그간의 정을 나누게 된다. 졸업한지 22년 후의 일이었다. 명절 때면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내려오는 제자들과의 짧은 만남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공식적인 모임에 초대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들은 순금 목걸이와 46이라 쓰인 팬던트를 담임선생님의 목에 걸어주며 가난한 시절 열정으로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2010년에는 선후배들이 한데 모여 박 교장의 눈높이 교육상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다시 2012년에는 인터넷 카페 Duem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군내초등학교 46회 환영합니다'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새 임원진을 구성, 의욕적인 재출발을 하게 되고 45명의 동창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모임을 이어 오고 있다. 전형적안 농촌에 위치했던 모교는 오래 전에 폐교되어 없어졌지만 그 곳에서 이루어진 6년 동안의 추억은 30여 년이 넘는 긴 세월을 그리움과 설램으로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2012년 6월 2일 퇴임이 가까워진 담임선생님을 서울로 초청한 제자들은 황금으로 된 행운의 열쇄를 선물했고 온라인을 통해 오고 간 사연들을 퇴직기념 책으로 발간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책 제목 '미술 안하는가'는 2000년 I love school에 처음 카페를 마련하면서의 부제로 정한 구호와 같은 이름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추억을 담고 있는데 발간의 변 ‘미술 안하는가는 그리움이다’에서 그 사연을 적고 있다.

"정년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으시고 마지막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하시는 우리 선생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한평생 교단에서 제자들을 위해 열정과 사랑으로 헌신하시고 봉사하셨을 우리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스승님 중에 스승님 이라 저는 감히 자부합니다."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오늘 하루 선생님 생각 정말 많이 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 할게요..^ ^ ’"

6학년 때의 반장이었던 구형태 제자는 스승의 날을 앞 둔 5월14일 이렇게 글을 올렸고 그 글에 대한 둥이어멈의 댓글 또한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총 180여 쪽 분량으로 발간 된 이 책은 정기모임 등의 사진으로 이루어 진 ‘추억 만들기’, 일상의 이야기를 진솔함으로 표현한 ‘세상사는 이야기’, 카페에 들러 하루 인사를 나누며 오늘을 다짐하는 ‘출근 인사’, 동창생들 간의 우정과 삶의 흔적을 담은 ‘차 한 잔의 여유’, 유머와 위트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끝말잇기’와 스승의 글과 제자들의 댓글로 이어진 ‘스승님방’ 등 주옥같은 소중함들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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