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자 인사에서 고흥동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김남호 교장이 축하화분 100여개를 되팔아 생긴 수익금으로 12명의 학생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해 미담이 되고 있다. |
김남호 고흥동초등학교 교장이 승진 축하 화분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소외된 교육환경에 처한 12명의 학생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해 미담이 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미래인재과 장학사로 근무하다 지난 3월 1일자 인사에서 고흥동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김 교장은 승진 축하기념으로 받은 100여개의 화분을 판매했다.
특히 김 교장은 승진 축하 화분이긴 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아 고민을 하다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화초가 될 수 있도록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불우한 학생들을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사를 교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교직원은 물론 교통지도를 하고 인사차 찾아온 지원정 학부모회회장을 비롯해 임원들도 김 교장의 뜻에 동참해 화분을 1만원~2만원에 구매했다.
김 교장은 많은 이들의 동참으로 생긴 수익금 배분도 장학금으로 줄 것인가, 쌀로 줄 것인가를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운동화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교육계에서는 3월이나 9월, 정기인사철이 되면 새 교장이 부임하는 학교 교장실이 승진 축하 화분으로 인해 마치 화원처럼 보인다. 그럴 때마다 교내 환경용으로 쓰이지만 얼마 가지 않아 고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염려한 김 교장은 화분도 차라리 자신을 잘 기를 수 있는 주인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고, 김 교장도 조금이나마 경제적으로 불우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날 운동화를 선물받은 한 학생은 "다른 아이들은 용돈이 없다고 투덜대는데 저는 할머니가 운동화를 제때 안 사주셔서 밑바닥이 떨어진 신발을 석 달 넘게 신은 적도 있다"면서 "그래서 교장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함께 추진하고 도와준 지원정 학부모회 회장도 “교장선생님의 선의와 선행이 이른 봄 내리는 단비처럼 우리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기분 좋은 새학기가 될 것 같아 설렌다"고 말했다.
김남호 교장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갈 수 있는 길을 더 찾아보겠다"면서 "이번 일은 당연한 일이자 발상의 전환일 뿐이지 결코 미화할 일은 아니다"고 애써 손을 내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