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3月 즈음에
상태바
3月 즈음에
  • 김 완
  • 승인 2024.02.26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완 한장 칼럼(65)

3월이 다가온다. 교육 현장에서는 3월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짧은 2월이 숨 가쁘다. 행정적으로는 3월1일자 인사가 마무리되어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각급 학교들은 새 학년 교육과정 운영 준비에 바쁜 날들이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새로움에 대한 생각과 기대로 부풀 때이다. 시인 오세영은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고 노래했다. 

3월의 첫날은 보너스 같은 날이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된다. 그것은 작심삼일이 되기도 하고 삶의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교육과 관련된 사람들은 새로운 다짐의 기회를 세 번 부여받는다. 1월 1일. 설날. 그리고 학교의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 1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세번이다. 더하여 선조들의 거룩한 희생으로 휴일이 되었으니 후손들이 누리는 보너스가 아닌가.

10년 전 3월, 금연에 성공했다. 갓 스무 살, 성인임을 드러내기 위해 호기로 시작한 흡연이었다. 그리고 50세 중반까지 꽤 장기간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금연은 최대의 과제였다. 갖가지 방법과 수많은 작심삼일이 거듭되었다. 10년 전 그 해 삼세번 째 도전에서 마침내 흡연은 멈췄다. 이후에 단 한 번도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내 삶에 가장 어리석은 행동이 흡연이었고, 가장 칭찬할 일은 금연이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의 3월은 행운이었다.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젊음이 넘치는 초임 선생님이셨다. 건강미 얼굴에 당당한 체격의 선생님은 운동을 좋아하셨고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했다. 내가 하는 일은 선생님의 몸짓, 글씨까지 흉내내는 일이었다. 운명처럼 교사가 되어서도 그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내 제자들은 나를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할까. 궁금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던 2020년 3월을 잊을 수가 없다. 그 해 나는 함평교육의 책임을 맡았다. 세상의 모든 뉴스를 코로나가 잠식했다. 학교는 등교는 미루었고 모든 행정은 학생 건강에 집중됐다. 그렇다고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온라인 교육 방법이 강구되었고 어느 정도 교육은 이뤄졌다.

가장 큰 문제는 초등학교 신입생이라 판단했다. 그들의 문해력을 위한 교재 배부, 전문 교사 방문 지도 등 여러 조치를 했다. 궁여지책이었다. 코로나의 위협은 내가 임기를 마친 후까지 끊임없이 교육을 위협했다. 힘겨운 시절이었다. 다시는 그해의 3월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또다시 3월이 다가온다. 그 동안 삶을 다잡았던 삼세번의 3월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따뜻한 봄맞이로 화분 속 꽃망울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까. 리클라이너에 몸을 묻고 책장을 넘기는 여유로움일까. 아파트 창을 통해 스며든 3월의 햇살을 온몸으로 맞으며 하늘을 쳐다보리라. 앞산 숲속에 초록이 잉태하면 졸음에 겨운 눈을 기꺼이 깨우리라. 그렇게 또 다른 3월을 맞으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