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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에녹 씨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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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에녹 씨에 거는 기대
  • 이기홍
  • 승인 2023.11.0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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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前 목포교육장

지금은 트로트 전성시대다. 모든 매체들이 트로트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재방도 모자라 삼방과 스페셜을 서슴지 않는다. 사방이 온통 트로트다. 몇몇 방송이 이런 현상을 애써 외면하고 무슨 무슨 장르의 음악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지만 내가 보기에는 찻잔의 태풍이다.

트로트라는 거대한 흐름은 이미 도도한 물결이 되어 드넓은 바다를 향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모 방송국의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 경연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그것이 직접적인 이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이미 우리들 가슴속에서 진즉부터 타는 목마름으로 갈망하고 있었던 트로트에 대한 열정을 방송국에서 터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평가절하 당하는 것이 두려워 애써 외면하고 트로트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지 못한 억누름이 한계치에 이르러 폭발해 버리고 만 것이다. 트로트를 대중문화 변방으로 소외시킨 문화 독재자들에 대한 화려한 쿠데타다. 모 방송국은 종편 사상 유례가 없는 최고 시청률 35.7%에 힘입어 방송국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그래 메인 뉴스시간에 생방송으로 트로트 스타를 출연시켜 대담을 하기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있었던 트로트 위상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다른 방송사도 가만있지 않았다. ‘불타는 트롯맨‘이라는 경연을 개최해 그 곳에서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대형 가수를 찾아내고 말았는데 그가 바로 에녹 씨이다. 지난 경연에서 송가인 씨, 임영웅 씨 같은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기막힌 내수용 가수를 발굴해 냈다면, 이번에는 한반도에 갇힌 트로트를 한반도라는 장막을 찢고 세계로 뻗어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용암 같은 수출용 가수를 찾아낸 것이다.

에녹 씨는 그야말로 트로트 세계화에 가장 최적화된 가수다. 뮤지컬로 다듬어진 발성과 액션으로 트로트에 담아내는 그 다이내믹은 다른 트로트 가수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압권 중에 압권이다. 우수와 지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에녹의 표정은 무대 바닥을 뚫을 것 같은 성량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종횡무진 무대를 꽉 채우고도 남는다. 누가 있어 트로트를 이렇게 활화산처럼 분출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에녹 씨는 노래와 연기, 춤, 3박자를 고루 갖춘 예인이다. 훤칠한 키와 근육질 몸매로 무대 전체를 휘어잡으며 기승전결이 완벽한 3분짜리 드라마를 만들어내고야 마는 배우 겸 가수이다. 폭발적인 성량과 긴 호흡, 넓은 음역 대는 어느 누구에게서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경연 시 불렀던 설운도 씨의 ‘사랑이 이런 건가요’와 남진 씨의 ‘임과 함께’는 아무리 들어도 원곡 자를 뛰어넘는다.

유연한 몸놀림과 현란한 춤 솜씨는 트로트 한 곡을 종합예술로 승화시킨다. 에녹 씨는 칼 박자, 칼 음정, 칼 딕션(정확한 가사 전달)으로 자칫 함부로 대하기 쉬운 트로트를 격조 높은 음악으로 만들어낸다. 이제 트로트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으로 아메리카로 아프리카로 나아가야 한다. 기독 문명과도 이슬람 문명과도 트로트로 융합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가야 된다.

우리의 정서 한(恨)을 토대로 흥(興)을 쏟아내는 트로트 세계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그 정점에 연둣빛 음색으로 한과 흥을 처절하게 녹여내는 에녹 씨를 세워야 한다. 우수로 가득한 에녹 씨의 눈웃음, 지성이 묻어나는 에녹 씨의 미소는 한과 흥이 절묘하게 융합된 트로트의 선율을 호소력 있게 녹여내고야 말 것이다. 

야렛의 아들이자 므두셀라의 아버지로 절실한 신앙심으로 365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하나님 나라로 들려올라갔다는 에녹(Enoch)을 예명으로 달고 나온 경기도 부천 태생 정용훈 씨는 하나님을 사랑한 만큼 트로트를 사랑해 전 세계에 K-트로트 전도사로 활약해야 한다. K-트로트, 그 정점에 대한민국-에녹, 당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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