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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김선홍 국장 "소신과 본분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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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김선홍 국장 "소신과 본분 잃지 않겠다"
  • 김두헌 기자
  • 승인 2022.02.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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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출신 교육국장 탄생 '전남교과교육연구회는 단순한 연구모임 불과'
인사권자의 "행정 초점 학생중심의 교육본질을 추구해달라는 의지 표명" 
재선 염두 장만채 교육감 '묵묵히 책무 수행하는 관리형 국장' 필요 해석
김선홍 교육국장

"교육국장이라는 자리는 단 한번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처음 시작이 학교였으니 다양한 행정경험을 거친 후 남은 임기를 학교로 돌아가 마치는게 꿈이자 소망이었습니다."

이번 전남도교육청 9월 1일자 교육공무원 정기인사에서 교육국장으로 전격 발탁된 김선홍 신임 교육국장(58, 사진)은 지난 달 29일 기자와 만나 '진솔하게', '진실한 마음으로', 일부러 거절하거나 빼보는 척하지 않고'라는 표현을 써가며 교육국장 자리를 고사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김 신임 국장은 "다방면에 걸쳐 역량을 발휘할 다른 분들이 많았고 저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김 국장의 완강한 고사 입장이 도교육청에 전달되자 장만채 교육감은 두차례에 걸쳐 직접 광양을 방문했고 한번은 다른 사람을 보내 설득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완고한 고사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장 교육감이 김선홍 국장에게 중책을 맡긴 이유는 무엇일까. 김선홍 국장은 "(교육감께서) 행정의 초점을 학생중심의 교육본질을 추구해달라는 의지 표명과 함께 학교 교육력 제고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 교육감) 재임 후반기를 맞아 각종 시책들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세밀하고 빈틈없이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남교육계 안팎에서는 김 국장의 '권력의지의 부재(不在)'를 주요 발탁 배경으로 꼽는 사람이 많다.

말하자면, 재선을 염두에 둔 장만채 교육감의 리더십 스타일을 감안하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무를 수행하는 '관리형 국장'이 필요했지, 대내외 업무를 주도하며 교육감 바람막이 역할을 해낼 '총괄형 국장'은 원치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 국장은 "권력을 누려보려고 꿈을 갖거나 또 그런 꿈을 키워본 적이 없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교육국장이라는 자리가 권력을 탐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광양교육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친절도와 청렴도, 교육청 평가에서 성과가 나고 또 주민들의 신뢰가 높다는 말이 교육감님께 음으로 양으로 전달된 것 같다"고 자신의 발탁배경을 해석했다.

김 국장은 "제 자신이 생각하는 국장의 기준과 교육감께서 생각하는 국장의 기준이 달랐던 것 같다"면서 "현장에서 말없이 묵묵히 성과를 거둔 점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교조전남지부가 김 국장의 임명을 두고 '전남교육계의 하나회' 출신을 발탁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김 국장은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우선, 그는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입을 열었다. 14개 분과에 2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운영되는 전남교과교육연구회는 단순히 수업연구와 발표를 하는 모임에 불과하지 사조직이 아니라는 것.

김 국장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성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사조직이 아니냐"면서 "1993년에 출범해 20년 동안 연 4회 공개수업을 갖는 등 전남교육발전을 위한 순수한 교과연구모임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특히 그는 "사조직이라면 젊은 교사들이 휴일을 마다않고 공개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1천 5백명, 1천 7백명이 모여들겠냐"면서 "전교조측의 지적에 대해 공감하기 힘들고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사조직이니 하나회니 하는 인식은 부정적인 의미가 전제돼 있다"면서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모임이 조직된 것은 결단코 아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김 국장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남교과교육연구회의 전신인 '초발연'(전남초등교육발전연구회)으로 불리며 前 교육감 시절 무소불위의 세력을 과시하며 패거리 문화 조성에 앞장섰던 과거에 대한 반성과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또 최근 '장만채 교육감에게 고언이나 진언을 드리는 참모들이 줄어들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것은 드려야 하지 않겠냐"면서 "자신의 얼굴과 이름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니 만큼 교육적 소신과 교육자의 본분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에둘러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김 국장은 기자와 인터뷰 내내 단어 하나 하나의 선택이나 표현 강도에 신중을 기했다. 평소 김 국장의 면모다웠다.

하지만 김 국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국장의 온유한 성품상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상명하복의 정서에 익숙한 초등의 특성상 한줄로 세우는 패거리 문화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김 국장이 대학입시 등 진학지도와 인사업무에 취약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김 국장은 "전남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가 살아야 한다"면서 "학생중심의 시책을 펼치는 것이 교육본질을 추구하는 것이고 교육본질 추구를 위해서는 수업이 살아야 하고, 수업이 살기 위해서는 교사가 살아야 한 만큼 바른 생각, 바른 행정으로 전남교육가족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흥출신의 김 국장은 광주상고, 광주교대를 졸업했으며 완도 고금초에서 교편을 잡은 후 함평 학다리초 교감, 여수교육청 장학사, 전남도교육청 장학사, 장흥초 교장, 전남도교육청 장학관, 광양교육장 등을 지냈다. 부인과의 사이에 3녀를 두고 있다.


※이 기사는 근 10년 전인 2012년 9월 3일, 장만채 교육감이 정년퇴임으로 물러나는 중등출신의 곽종월 교육국장의 후임으로 초등출신인 김선홍 광양교육장을 교육국장으로 발탁한 후 작성된 기사다. 장만채 교육감은 재선 후인 지난 2017년 9월 1일자로 초등 출신 김영증 정책기획관을 교육국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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