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미카의 꿈은 늘 꿈틀거린다
상태바
미카의 꿈은 늘 꿈틀거린다
  • 김광호
  • 승인 2024.05.22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호∥여양중학교 교사

그대 아직도 꿈을 꾸지 않은가? 단 한 번의 삶을 살면서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보이는가. 일만 좇는 삶은 겉은 화려할지 모르겠지만 속은 갈 곳 몰라 방황하는 갈대와 같다. 

작가 안도현은 어른을 위한 동화집, “증기기관차 미카”에서 ‘너는 그 동안 빠르게 달리는 데만 넋을 빼앗기고 있었지? 빠르게만 달리는 게 최고는 아니야. 천천히 가야 꽃도 보이는 거지.

빠르다는 것은 서로 더 많은 것을 빼앗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며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빨리 달리는 데 취해 있으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모르고 살아가게 될 거야. 그건 정말 비극이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는 또 말한다. ”무슨 빛나는 훈장이나 걸판진 잔치의 기억보다 상처의 흔적이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것을 나는 미카를 다시 만나면서 알았다. 기쁨은 가볍고, 아픔은 무거운 것이다. ​외로움 때문에 몸을 떠는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외로움을 느껴본 시간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거지'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증기 기관차 기관사는 은퇴한 후 손자의 말을 듣고 철도 박물관에 간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이 평생 몰았던 증기기관차 미카와 상봉한다. 그리고 그는 틈만 나면 철도 박물관에 찾아가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다시 기관차를 운전하여 만주 벌판을 달리고 싶은 꿈을 꾼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증기기관차 미카와 기관사의 삶의 방식이다. 기관사는 평생 앞으로만 빨리 달리는 데 몰두했다. 꿈을 실현하기보다 직업에 충실했다. 하지만 미카는 주어진 임무도 열중했지만, 자신의 의지를 반영하며 필요할 때는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즉 미카는 꿈을 실현하며 달렸고 기관사는 직업을 중시하며 임무만 수행하였다.

좀 더 내용을 살펴보자. “어느 날 미카는 기관사에게 말을 건넸고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눈다. 미카는 새로 나온 신식기차들과 비교하면서 주눅 들었던 마음과 소소하지만 놓쳤던 다른 소중한 것들, 작은 깨달음 등을 말한다. 그러면서 미카는 그 꿈을 다시 한번 실현해 보고 싶어 한다.

둘은 다시 과거처럼 달려보고 싶은 꿈을 꾼다. 작은 핀 하나만 없어도 움직일 수 없는 기관차를 수리한 후 마침내 늙은 기관사는 운전석에 앉아 미카와 함께 달리는 모습을 그리며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 

작가 안도현은 이 동화에서 무슨 말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을까. 혹 주인공 미카처럼 사는 동안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며 관심을 가지며 살 것, 작고 소소한 것도 역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들이니 무심코 지나치지 말라는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자칫 잘못하면 기관사처럼 자신의 꿈은 꾸지 못하고 일만 하다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도 일상에서 하고픈 꿈을 이루기보다는 일에 쫓겨 찌든 삶을 사는 피조물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소소한 것을 잊고 살거나,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혹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에 대해 소홀하거나 무관심하지 않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미카과 기관사는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꿈을 바람대로 꾸고 있는가? 혹여 꿈을 잃어버리고 소멸해가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질문은 던진 그들은 인사도 없이 고장난 기관차의 나사못을 끼우고 압록강 철교를 건너 만주 대륙 한복판으로 거침없이 달려간다. 늘 꿈을 꾸며 살아가는 미카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