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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아니면 어떻게 대학을 꿈꿀 수 있었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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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아니면 어떻게 대학을 꿈꿀 수 있었것소?”
  • 김두헌 기자
  • 승인 2023.02.1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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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초·중·고 만학도 249명 졸업식
가슴속 사연 한 가득 '졸업의 기쁨 안겨준 학교에 장학금 기탁' 훈훈

2월 15일, 어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초·중·고 만학도 249명이 졸업식을 가졌다. 초등문해교육프로그램 김승태 외 23명, 중학교 김명숙 외 62명, 고등학교 모정임 외 161명 총 249명이 영광스런 졸업장을 받았다. 

이날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김승태(58세) 씨는 두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량 아버지가 돌보지 않아 여기저기 친척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에 속을 앓다가 초등학교 5학년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열세 살에 밥을 먹여준다고 해서 중국집에 취직했고, 46년만인 2022년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초등문해과정에 입학한 후 학력을 취득해 졸업을 했다.

“우리 엄마만 살아있어도 저를 대학까지 보내주셨을텐데요.” 그의 한 마디 속에는 어린 시절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아픔이 묻어났다.
  
같은 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진학을 앞둔 한성덕(68세)씨는 “이 학교가 아니면 오늘 어떻게 대학을 꿈꿀 수 있겠는가 생각하니 너무나 감사하다”며 모교후배를 위해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광주에서 등하교하다가 힘들어 학교근처에 방을 얻어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을 공부했던 만학도 정춘희(68세)씨도 이날 후배를 위한 장학금 50만원을 전달했다. 정 씨는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평생학습수기공모에서 즐거운 만학의 기쁨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받은 우수상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중학교 과정 졸업생 김수진(79세, 여) 씨도 초등과정에서 4년 동안 문해수업을 받고 초등학력을 인정받은 후 2년전 중학교에 입학해 이날 졸업했다. 

“아침마다 갈 곳이 있어 집을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교실에 앉아 있으면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학교에 오면 같은 반 학생들의 재미진 이야기도 듣고,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듣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김 씨는 "배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려도 배우는 것이 즐겁고 좋지만 시험 볼 때는 정신이 없어 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망설여진다"면서도 "같은 반 동생들이 도와준다고 해서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써놨다"고 귀뜸했다. 이번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대학 합격자는 116명이다.

목포대학교 5명 외 111명이 3월이면 대학 새내기 입학의 꿈에 부풀어 있다. 올해 62번째 생일을 맞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어른들이 공부하는 학교로써, 어린 시절 어려웠던 가정환경으로 인해 배울 수 없었던 이들이 뒤늦게 공부하는 곳이다.  

2020년 개인 사립 평생교육시설 학교에서 재단법인향토로 설치자를 변경한 재단법인 학력인정학교다. 현재 2023학년도 신입생을 모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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