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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치는 고스톱, 교육장 공모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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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치는 고스톱, 교육장 공모제 필요한가?"
  • 김두헌 기자
  • 승인 2006.12.1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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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동서부교육장 임용제청에 대한 일선 교육계의 반응

안순일 광주교육감의 이종현·장관수 신임 동·서부교육장에 대한 임용제청에 대한 일선 교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교육장 공모제에 대해서는 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 제도개선을 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쳇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에 선의의 피해자들을 들러리 세울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

광주서구 상무지구에 위치한 한 중학교 교장은 교육장 공모제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했다.이 교장은 "타 시도를 보아도 그렇고 그동안 공모제를 성공한 케이스가 없었다. 그러나 안순일 교육감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고 또 이왕 공모제를 실시했으니 현시점에서 공모제 가부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등용된 사람들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과도기적 시점이라 안 교육감에게 무조건 힘을 실어 주어야 할 때지 딴지를 걸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무튼 지금은 무조건적으로 안교육감을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특히 그는 "초등 출신인 안교육감이 이종현 원장을 동부교육장으로 제청한 것은 이 원장이 그동안 장학관,중등교육과장, 교장, 교육국장을 역임하며 수능사건까지 두루 경험해본 능력과 교육감 선거의 공신차원에서 발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상무중학교 김성남 교감은 "예상했던 결과대로 인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감에 따르면 장관수 과장, 이종현 원장 모두 교육장으로 발탁될만한 충분한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는 인물들이라는 것. 특히 김 교감은 "이종현 원장이 수능부정사건으로 좌천돼 나가긴 했지만 그 때 당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에 이원장이 십자가를 지고 나간 것"이라며 "그 일을 가지고 자격요건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교감에 따르면 이종현 원장도 피해자의 한사람이라는 것.

김 교감은 이어 능력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기용한 안순일 교육감의 결단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미산초등학교 김종수 교장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인사였다"면서 "동부교육장이 중등이 되고 서부교육장이 초등으로 임명된 것은 교육감이 초등출신이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일부 중등의 불만도 없지는 않겠지만 '꼭 그렇게 해야만 된다'는 기존 관행을 깬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쳤다.

김 교장은 특히 "안 교육감이 광주교육계 인물들의 면면을 잘 알고 있어 자신이 초등교육과장으로 재임하며 기강을 세워놓은 초등인사처럼 흐트러진 중등인사도 반드시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동중학교 최규삼 교장은 "일부 언론등에서 수능부정 사건을 빌미로 이원장의 자격을 문제삼고 있는데 수능부정의 책임을 지고 이 원장이 백의종군하지 않았느냐"면서 "학생교육원으로 조용히 물러나 반성할 만큼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이 원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최 교장은 "이 원장이 동부교육장으로는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 판단된다"면서 "이제 교육장으로써 광주교육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서부관내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장 자격요건이 원래 정년 2년 이상 남은자였는데 공모제를 실시하면서 자격조건을 슬그머니 1년 이상 남은자로 내걸때부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생겼다"면서 "교육장 공모제 자체가 성공한 곳이 없는데 안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걸면서까지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평가를 들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교육장 공모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안순일 교육감이 이종현 원장을 선택한 이면에는 상당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면서도 "참신한 인물을 찾지 않고 아직 임기가 많이 남은 이 원장을 선택한 것은 그다지 그림이 좋아 보이지마는 않는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개인적으로 안 교육감이 목포교대 출신인 이 원장을 교육장으로 발탁한 것은 목포교대에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마치 서부교육장 공모제도 동부교육장 공모제처럼 추가로 실시할 것처럼 흘려놓고는 공모제를 백지화해 서부교육장에 응모하려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안 교육감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교육관계자들은 이처럼 광주시교육청이 개청이래 처음으로 도입한 '교육장 공모제'가 출발부터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동부교육장을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현직 교육관료(초등 2명, 중등 5명) 등 총 7명이 지원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공모자 신상 미공개, 심사위원회 구성과정에서의 불투명성, 3배수 추천등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전라북도와 전남등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도입한 공모제가 공모 탈락자의 불복 움직임, 심사결과의 공개등을 요구, 파문을 일으키며 유야무야 없어지기도 했다.더욱이 이번 동부교육장 공모에서는 교장 경력은 물론 교육전문직 경력 2년까지 요구해 서열위주와 순환보직 방식의 기존 인사관행을 깨뜨리자는 취지의 공모제 본연의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했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주시내 한 고등학교 교장은 "차제에 교육장 공모제를 아예 없애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좌초 위기에 빠진 광주교육이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교육감이 경력과 비전, 도덕성등을 겸비한 인물을 전격적으로 발탁하는 것도 심도깊게 논의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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