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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경작
  • 박관
  • 승인 2021.08.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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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관∥교육칼럼니스트

인간을 가리켜 ‘소우주(小宇宙)’라고 부른다. 그만큼 인간들은 존귀하고 오묘하다는 의미이다. 한 사람 한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강한 개성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어치 있게 존중받아야만 할 가치들인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요, 세상에 유일무이한 존재가 바로 자신이 아니던가.

이처럼 한 개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저마다 엄청난 축복과 인연 속에서 탄생된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자기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세상의 이치로 생각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세상사(世上事)는 아이러니(irony)하게도 이러한 초심에 묻혀만 있으면 편협 된 인생 이라고 꾸짖으며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하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수천 년 전에 했던 그의 말에 아직까지 시비를 거는 이가 없는 것을 보면 그 말이 보편타당하고 상식적인 말임에는 틀림없다.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관계들은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 있는데 저마다 사연들이 다양하고 개인적이어서 일률적으로 평가하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넓은 관점에서 관계의 범주를 정리해 보면, 태어나면서 기본적으로 가지게 되는 부모와 자식간의관계, 청소년기에 형성 되는 친구관계, 직장이나 사회에서 이뤄진 동료관계, 결혼해 맞게 되는 부부와 가족관계, 종교생활을 통해 만나게 된 신과의 관계, 그리고 홀연히 몰려 올 때면 정말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자기 자신과의 관계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를 때 마다 관계들이 하나씩 늘어나게 되고 더러는 중첩되는 경우가 쌓이게 되니 이를 어떻게 해결해 가야만 하는 것일까? 현재에 충실하려다보면 과거는 너무 버거운 느낌에 단절해 버리고 싶기도 하고. 보이지도 않는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에 있는 관계와도 결별하고 싶기도 하다.

인간관계는 좋을 때는 무엇을 하든 좋아 보이지만 상대방의 단점을 보기 시작하면 평소에 좋았던 부분마저도 미워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리 친하게 지낸 친구라 할지라도 또는 평소에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관계라 할지라도 항시 좋은 점만 보고 살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단기간을 지낼 때는 좋은 말만 하고 일시적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오랜 세월 같이 지내야만 하는 관계에서는 마음에 없는 말을 늘 상 늘어놓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지 않는가. 농부들이 들녘에서 땀 흘리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밭을 갈아엎고 거름을 주고 김을 매어 주는 이유는 풍성한 곡식과 열매를 수확하기 위함이다.

인생의 풍요로운 관계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농부가 정성으로 밭을 경작하듯이 인간관계를 지극으로 경작해야 한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은 자기가 이겨야하고 뭉개버려야 할 대상이 아니다. 농부가 하는 경작활동을 보라. 그의 경작은 작물을 괴롭히거나 죽이는 작업이 아니라 쓰러진 작물을 일으켜 세워주고 말라가는 생명에 물을 주어 살리는 작업을 하는 능숙한 전문가이다.

거름을 주듯이 관심과 이해를 해주고 물을 주듯이 배려와 존중을 하며 김을 매듯이 미움과 불신과 그리고 질투를 뿌리 뽑아 버려야 한다. 작물은 거름이 필요할 때 뿌려주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하며, 물이 필요할 때 바로 주지 않으면 말라서 죽고 만다. 인간관계도 이러한 이치처럼 관심과 이해가 필요할 때 바로 주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하고 믿음과 격려가 필요할 때 바로 주지 않으면 시들어 버린다.

우리 속담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다해 놓았을 때 하늘의 운을 기다리고 축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상대가 원하는 바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바로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온갖 시련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물론 감정의 주관은 마음에서 나오지만 그 시발점은 주변의 인간관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기에 짜증스럽지 않고 살맛나는 인생을 맞이하려거든 인간관계를 잘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관계를 경작한다는 것은 관계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주변인들에 감사하고, 하늘을 우러르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때 우리들의 관계는 한층 더 성장해 가리라. 사랑한다는 것. 인간이 이 땅에 나서 한 행위 중에 가장 고결하고 숭고한 업적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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