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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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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의 자세
  • 윤영훈
  • 승인 2020.08.3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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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훈∥시인·교육칼럼니스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적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코로나19 감염은 국가를 넘나들고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교회나 학원 등 다중시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활공간 구석구석을 파고들고 있다. 감염이 일상화되어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외신은 코로나 방역 최고 모범국은 한국이라고 칭찬했는데, 가장 기뻐해야 할 8·15 광복절에 한국 최고의 방역이 뚫렸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를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핵심적 원인으로 진단했다. 조용한 전파가 5월초부터 있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나 시기로 봤을 때 사랑제일교회와 8.15 집회가 감염을 증폭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현재 코로나 확진자로 병원에서 격리 치료받고 있다. 그는 ‘믿음 없는 사람들이 걸리는 게 코로나다’라고 말하거나 ‘하나님을 믿으면, 코로나에 안 걸린다’라고 청중들에게 큰 소리를 쳤다. 그러나 기독교인도 손을 잘 씻지 않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가까이서 함께 예배하면 코로나에 더 잘 감염될 수 있다.

일부 지자체 종교시설의 경우 20% 이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음이 보고되고 있다. 정부가 교회 소모임 금지명령을 내렸는데도, 아직도 일부 교회와 교인들은 부당한 조치라고 여기며 교회에 모여 예배드리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편향된 종교관을 기반으로 한 극우적인 행동이 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는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지 않은 곳이 없다. 성경 구절에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 18:20)’라고 씌어 있다.

예수님도 안식일에 예배보다 사람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잠시 종교 집회를 자제하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것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선 무엇보다도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이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엄중한 시국인데도 의료계는 집단 파업·휴진·진료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밤 부산에서는 40대 응급환자가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3시간 동안 전전하다가 끝내 사망했다. 119구급대는 음독한 남성을 태우고 부산·경남 지역 대학병원 6곳과 2차 진료병원 7곳을 들렸으나, 결국 인력부족 등 이유로 입원하지 못하다가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7일 오후 목숨을 잃었다. 또한 의정부에서도 심장마비 증세를 보인 30대 환자가 병원 4곳을 돌다 치료를 받지 못해 양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은 채,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의사들의 행동에 누가 공감하겠는가. 그릇된 집단행동보다는 정부와 진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겠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우리의 이기적이고 부주의한 행동이 누군가의 생업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심지어 소중한 생명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이번 주 확진자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거리 두기 3단계로 강화되면, 우리의 일상은 멈추고 경제는 곤두박질을 칠 수밖에 없다.

3단계로 강화될지 여부는 오로지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에 달렸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와 협력만이 코로나19의 확산을 꺾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지금은 우리 시민들의 결집된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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