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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덕 내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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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덕 내탓
  • 김 완
  • 승인 2020.07.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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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완∥함평교육장

우리 사회에서는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가치의 하나로 ‘네덕 내탓’을 미덕으로 생각해 왔다. 세상사에서 잘된 것은 네 덕이요, 잘못된 일은 내 탓으로 여기자는 마음이다.

이와는 반대의 현상들이 더 많은 세상에서 이 용어는 사람들의 삶을 잠시 멈추어 사색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현관 어디쯤 이 용어가 가훈처럼 걸려 있다면 우리는 그 가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깊은 산속 어느 산사로 향하는 고즈넉한 길가의 나무에 매달려 있는 이 용어는 산행인들의 발길을 잠시 머물게 하기에 충분하다.

코로나19가 매우 오랫동안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지구촌 어디 곳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에 심각 단계로 진입한 이후로 여러 상황들이 어렵게 전개됐다. 그 와중에 가장 수고하신 분들이 무엇보다도 이 감염병의 진단과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일 것이다.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한 작은 행동의 제약에도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의료진은 두터운 의료복에 의존해 감염의 위험을 눈앞에서 감내하며 싸워야 한다. 그 의료진의 힘겨운 싸움 덕분에 우리는 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응하는 국가로 인정받게 됐고, 세계의 여러 나라가 우리를 모방해 감염병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한 캠페인인 ‘덕분에 챌린지’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주관으로 2020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시작한 국민참여형 의료진 응원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의 이미지는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한 손의 손바닥을 펴고 다른 한손의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모양이다. 국민 누구든지 이를 따라 한 동작의 영상이나 사진을 개인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후 다음 참여자 3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료진의 노고에 충분히 공감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수 만 명의 참여기록을 세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0년 7월 6일부터 ‘덕분에 챌린지’의 대상을 의료진에서 온 국민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코로나19의 예방과 극복에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를 서로서로 응원하자는 의미에서다. 캠페인의 전환점을 맞이해 서울 광화문의 교보생명 빌딩과 서울 스퀘어빌딩에는 국민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국민 덕분에’에 담긴 초대형 래핑을 게시했다.

이 래핑은 축구장에 버금가는 크기라고 한다.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준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힘내주기를 기대하는 의료진과 국민들에 대한 정부의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내탓’ 이라는 오래된 미덕도 삼켜버렸다.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감염의 지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증상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검사와 격리가 감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네덕’의 한계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내탓’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코로나19에 관한한 ‘내탓’이 미덕이 될 수 없다.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 불필요한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일 등등. ‘내탓’이 되지 않도록 각자의 ‘내’가 철저한 생활 관리를 하는 일, 지금 우리 국민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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