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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없고 가식없던 행동,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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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없고 가식없던 행동,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 김두헌 기자
  • 승인 2020.06.24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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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훈 전남교육청 행정국장 1년 임기 마치고 공로연수 '교육기부 전남교육 명예의 전당' 장본인
수도급수조례제정 연간 11억원 공공요금 절약 '코로나19, 60명이하 소규모 학교 등교개학 보람'
김평훈 행정국장이 지난 22일 전남교육청 기자실을 찾아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전남교육청
김평훈 행정국장이 지난 22일 전남교육청 기자실을 찾아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전남교육청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관심을 모았던 전남교육청 일반직 공무원 정기인사가 지난  22일 단행됐다. 이날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후 김평훈 행정국장이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았다.

김춘호 총무과장, 이정래 인사팀장, 류성춘 주무관이 배석했다. 일반직이든 전문직이든 인사가 끝나도 브리핑을 하지 않아 기자가 여기저기 전화하고, 직접 찾아가서 묻고 물어 간신히 기사를 작성하곤 했는데 이날은 예외였다.

기자가 '사서직 서기관 발탁이 안된 이유’, ‘서기관 승진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 해달라’ 등 몇가지 질문을 했는데 김 국장이 너무 가감없이 답변해 기자들은 웃었지만 배석자들의 간담은 서늘했다. 특히 김 국장은 이날 6월말 공로연수를 앞둬 서운 할 법도 했지만 얼굴이 너무 편안하고 홀가분해 보였다.

김 국장은 “오늘이 사실상 기자 여러분들을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 찾아왔다”면서 “18세에 공직에 뛰어들어 능력도 없는 사람이 전무후무 할 42년 4개월간 대과없이 공직을 마무리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아버님이 호적에 1년 늦게 올렸고 또 대입 재수를 하면서 본 공무원 시험에 덜컥 합격하는 바람에 장기 근무 공무원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김 국장은 지난 공직생활을 회고하며 소소하게 세가지 정도 전남교육을 위해 기여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우선 김 국장은 지난 2013년 본청 1층 현관에 '교육기부 전남교육 명예의 전당' 설치를 제안한 장본인이다. 또 전남도청 교육협력관으로 재직하며 도내 16개 시군의 수도 급수조례를 제정해 연간 약 11억원에 달하는 공공요금을 절약한 점도 공직 성과로 꼽았다.

특히 김 국장은 “코로나19로 등교개학이 늦어지자 공교육 의존도가 높은 전남학생들의 도시학생들과의 교육격차가 우려됐다. 교육감님께서 교육부장관을 설득해 등교개학 권한을 교육감에게 달라고 했고 결국 교육부가 권한을 이양해 전국 고3 학생들 등교시 전남도내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동시개학이 가능했다. 1년간 교육감님을 모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기억된다”고 회고했다.

또 그는 “9급에서 3급까지 오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인문계고, 특성화고, 교원대 고급관리자 과정, 전남도청, 도서관, 직속기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행정국장 직무수행에 큰 힘이 됐다”고 귀뜸했다.

김 국장은 “행정국장 부임이후 새로운 일은 하지 않고 해오던 일을 세련되게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직원들과 화합, 소통에 주력했다”면서 “국장이라는 직위를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농담하고,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 그게 잘한 일인지, 못한 일이었는지 아직은 모르겠다”고 활짝 웃었다.

김 국장은 “후배들, 교육감님, 언론인 여러분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가슴깊이 담고 떠나겠다”고 말한 후 코로나 때문에 악수도 없이 기자실을 나갔다.  장흥 출신의 김 국장은 함평·진도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을 역임했으며 2015년 1월 1일자로 서기관으로 승진해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총무부장, 전남도청 교육협력관등을 지냈다. 지난 2019년 7월 1일자로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전남교육청 행정국장으로 1년간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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