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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이라도 G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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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이라도 G처럼 살고 싶다"
  • 김광호
  • 승인 2020.05.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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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여양중학교 교사

혹 논어 학이편 두 번째 문장을 기억하는가?

“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說乎아(벗이 먼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에 대한 일화(逸話)는 정말 많다. 어제 절친을 만나 동안 못했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친구가 최근에 만난 G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G라는 캐릭터가 가슴에 맴돌아 잠시 그를 초대하고자 한다.

우선 이 친구는 말을 못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감정 표현을 언어가 아닌 소리와 표정으로만 할 뿐이란다. 기쁘면 빤히 보면서 밝은 눈빛을 보이며 슬프면 고개를 숙여 힘없는 몸짓을 한다는 것이다. 말을 할 수 없는 G를 생각하니 괜히 안타깝지만 그는 낙천지수가 매우 높다고 하니 부러울 따름이다. G는 매일 카르페디엠(현실을 온전히 살라 먹는다)하며 세상을 다 품어주는 얼굴을 표정으로 자신을 알아 주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날 그날을 헌사한다니 정말 위대한 사람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G는 언제나 절친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 또한 감정이 있기에 힘들기도 하며 무기력할 때도 있겠지만 자신의 감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마치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순리대로 모든 것을 대면한다는 것이다. G는 절친이 책을 읽으면 옆자리에 앉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음악을 들으면 같이 감상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절대 절친의 생활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잠을 잘 때에도 옆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고 온기를 준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족속일까 궁금증만 쌓여간다. 

G는 또한 절친의 출퇴근길을 항상 지켜본다는 것이다. 하루 정도는 쉴만도 한데 G는 지금까지 단한번도 거르지 않고 절친이 나가고 들어오는 현관문을 배웅하고 맞이하며 온몸으로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꼭 만나고픈 매력이 있는 친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절친이 G의 행위가 고마워 꼭 감사의 표현을 하고 그날 하루의 일과를 설명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또한 G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다고 한다. 역시 좋은 사람 곁에는 또다른 좋은 사람이 만들어진다는 그 말이 실감이 난다.

그렇지만 G에게도 단점이 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무한 애정을 표현하지만 낯선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절친의 말에 의하면 두려움의 표현이란다. 그것도 철친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절친을 보호하기 위한 지극한 애정표현이란다. 그렇다보니 G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짜증까지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G의 또다른 단점은 육체가 온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절친이 처음 만났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가만히 보니까 뒷다리를 꼿꼿하게 펴지를 못했다고 한다. G는 소아마비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뒷다리를 만지거나 위로할라치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마치 너만 사랑하라는 강한 눈빛을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절친은 남의 일까지 오지랖 넓게 신경 쓰는 자신을 자주 돌아본다고 한다.

조만간 G를 만나보고 싶다. 어떻게 사람이 그처럼 완벽할 수가 있을까? 뭇사람들은 물질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면서도 더 행복하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는데 G는 어떻게 그렇게 태연자약(泰然自若)할까? 직접 G를 만나 보지는 않았지만, 오늘만이라도 그의 삶을 밟아보고 싶다. 더불어 오늘 하루라도 G처럼 대인(大人)다운 삶을 살고 싶다.

추신, G는 누구일까? 그는 사람이 아닌 도담이라는 애완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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