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한국교회, 어디로 가시나이까?
상태바
한국교회, 어디로 가시나이까?
  • 박 관
  • 승인 2020.05.17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관∥칼럼니스트

“한국교회, 망해야 산다”라고 역설한 고신대 손봉호 교수의 말은 교회가 지금처럼 기득권층이 돼 자기 것을 챙기는데 몰두하지 말고, 성경에 쓰여 있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함이리라.

신도들에게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라”고 열심히 설교해 놓고 정작 자신은 평신도들만도 못한 사고방식으로 생활하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던지는 촌철살인의 고언(苦言)이요 고백(告白)이다.

조선후기에 전파된 한국의 기독교는 도입 초기에 숱한 고난과 핍박을 받으면서도 급성장해 오늘날에는 세계에서도 가장 선교를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히고 있다. 그것은 마치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부러움을 산 것과 괘를 같이하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한국사회가 근대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크게 공헌했다는 점은 누구나가 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무지 했던 국민들에게 계몽사상을 선도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나 단체들이 기독교인들이었다. 또 군주에 대한 절대 복종만이 미덕이었던 국민들의 생각을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기독정신으로 변화하게 만들어 한국 민주주의의 터전을 닦은 점도 교회의 큰 공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위해 구호활동도 많이 해 왔기에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다. 그때 당시 전통유교사회에서 기독사상이 살아 갈 수 있는 빈틈이 얼마나 있었겠는가? 그런데 뜻하지 않게 해방과 동시에 등장한 친미 성향의 이승만 정권의 이념과 흡사하게 맞아 떨어진 세력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반공의 이념을 같이한 기독교요 교회 아니었던가?

그런데 2020년의 교회 자화상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착잡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월이 흘러 오래된 문제들은 차치하고라도 근간에 와서 우리 사회를 경악으로 몰고 왔던 세월호 사건에서 등장한 구원파 유병언 사건을 필두로 이번 코로나 19 파문을 일으킨 신천지의 해괴한 주장이며, 대한민국의 상징인 청와대 앞에서 아무런 죄과가 없는 현직 대통령을 체포해야한다고 체포 조를 편성해 활동한 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의 허무맹랑한 주장들이 여과 없이 알려지고 있다.

어디 그것뿐인가? 대형교회들은 어느 곳이나 자녀세습의 문제로 골머리를 안고 있으며, 목사들의 성도에 대한 성폭행문제는 연일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구원파나 신천지는 이단(異端)이라고 규정해 자신들과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대형교회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담임목사 중심의 운영형태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말하자면 목사의 역할이 하나님 말씀의 전달자가 아니라 곧 하나님과 동격으로 추앙 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 부활 이전에 교회가 어디 있었으랴. 마가 다락방에서 시발되어서 오직 예수님에 대한 경배와 찬양을 했던 것이 교회가 가져야하는 본 모습이자 초심(初心)이리라.

"헌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목사님의 설교 가운데 정치적인 색채가 있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걱정을 하지 않고 오직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예배할 수 있는 교회가 그립다.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삶의 힘이요 기쁨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믿음’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을진대 ‘사람과 절대자(신)의 믿음’에서 나오는 힘은 얼마나 크고 안심이 되리오. 나약한 인간에게 종교는 그렇게 강한 힘과 평안을 선사해 주기에 죽음을 무릅쓰고 열광한다. 기독교가 이 땅에 전파 된지 140여년. 너무 자기도취에 빠져 한 번도 뼈져린 자기 성찰을 해보지 못하고 아직도 구태의연한 이승만식 반공의 이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교회 지도자들은 없는지 돌이켜볼 시점이다.

삶에 지쳐 고단하고 힘든 대중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거늘 오히려 대중들에게 걱정과 우려의 대상이 되어버린 교회의 위상은 이쯤에서 대오각성 해서 개혁의 길로 가야한다. 예수님이 여러 이적을 베풀고 예루살렘에 들어 갈 때에 성전(聖殿)에서 돈거래를 하고 있는 장사꾼들에게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고 외친다.

위정자들과 기득권에 길들여져서 권력층을 향한 조찬기도회나 궁리하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디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지? 이런 모습을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신 예수님이 보시고 대노(大怒)해 다시 한 번 똑 같은 말씀으로 꾸짖고 있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