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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자기 곁에 두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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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자기 곁에 두고 싶거든
  • 박 관
  • 승인 2020.04.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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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관∥본지 논설위원

행복해 지기를 바라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으랴! 인간들의 모든 행동은 결국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피곤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그러하고, 날마다 적절하게 운동을 해 주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것도 그러하며 동료, 친구들과 만나 원만하게 대인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보려는 노력들이다.

2차 세계대전 보다 더 충격적인 코로나19 사태에서 알게 된 일상의 중요성을 이처럼 절실하게 느껴 본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모르고 지나쳐온 평범한 일상 속에 바로 행복이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뚜렷하게 가르쳐 주는 역할을 해 주었으니 이젠 그만 물러가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꼬.

“돈은 많이 가졌지만 마음이 편하지 못한 사람과 돈은 별로 가지지 못했지만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이 있다면 누가 더 행복한 사람일까?” 행복론을 이야기할 때 종종 이런 비유의 질문을 하곤 한다. 조금은 극단적인 비교라 적절해 보이지는 않지만 쉽게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기는 하다.

행복의 척도는 너무 복잡하고 주관적인지라 콕 집어서 답하기는 애매하지만 전자 보다는 후자의 생각이 행복에의 길로 갈 수 있는 사고(思考)이지 않을까 싶다. 행복은 수치가 정해져 있지 않고 자족할 줄 아는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행복은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고, 큰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에서 나온다. 직장에서 일을 능수능란하게 했을 때 행복감이 오는 것을 느껴 본적은 별로 없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소소한 자기 취미나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몰두했을 때 훨씬 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

가까이 있는 가족들과의 화기애애한 대화와 관계 속에서 행복의 기운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바로 행복의 기술자요 조련사 아니겠는가? 행복은 흥부의 박씨처럼 우연히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으로부터 얻어지는 결과물임을 알게 된다.

젊은 날 열심히 일해 얻은 성취감과 보람,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었을 때 오는 만족감과 안정감,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사귀는 즐거움과 기쁨 등이 어울러져 행복은 탄생된다. 그런데 여기서 그쳐서야 진정한 행복의 맛이 나겠는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맛본 쓰라린 고난과 역경, 실패와 좌절, 그리고 끊임없이 쌓아왔던 자기 성찰이 더해 졌을 때 행복은 자기의 몫이 되는 것이다.

비빔밥도 잘 비벼야 제 맛이 나듯이 행복도 여러 요소들을 잘 비벼야 제대로 맛이 나는 비빔밥과 같은 존재이다. 있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고, 없는 것 같지만 나타나는 신비스런 그런 존재 말이다. 서울대에 합격했다거나, 고시에 성공했다거나 로또에 당첨됐다거나 하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것은 분명 행복해 질 수 있는 여건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형태의 행복은 너무 순간적이고 일시적이어서 불안의 요소도 가지기 마련이다.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앉기를 바라고 명예를 가지기를 원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해 있으면 행복의 파랑새는 영원히 곁에 둘 수 없다.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자칫 우울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행복은 편안함 보다는 평안함을 추구하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그대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그대는 언제까지나 행복해지지 못한다.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여 바라지 않을 때 비로소 너의 영혼이 안식을 얻게 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사랑한다는 것마저도 집착일 수 있다’고 불가(佛家)에서는 가르친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 해도 목적성을 가지고 임했을 때 오는 기대와 증오의 감정을 경계하라는 뜻일 진저 헤세의 훈계와 일맥을 같이 한다.

파랑새는 잡으려고 애쓰면 도망가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어느 날 자신의 마음에 날아든 파랑새가 있거들랑 그를 향해 날마다 감사하고 언제든지 칭송하고 어디에서나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자. 그 감사와 찬미의 노래야 말로 파랑새가 가장 듣고 싶은 곡이기에 파랑새는 여기가 자신이 있어야 할 안식처라 여기며 보금자리를 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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