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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 간호사의 해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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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 간호사의 해를 맞아
  • 윤영훈
  • 승인 2020.01.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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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훈∥시인·교육칼럼니스트

현대는 날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건강관리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은 모든 사람들이 소외받지 않고 필수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보편적 건강보장 실현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간호사다. 그래서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유지 및 증진을 돕는 활동을 수행하는 의료인인 간호사의 역할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간호사의 역할을 인정하고 격려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Florence Nightingale)’ 탄생 200주년인 2020년을 세계간호사의 해로 정했다.

특히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오스트리아 간호사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43년간을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러한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간호협회에서 마리안느와 마가렛 노벨평화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100만인 서명을 달성했다고 한다.

지역사회, 시민단체 그리고 한국 종교계가 힘을 모아서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려는 이유를 두 간호사의 행적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두 간호사는 1962년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요청 소식을 듣고 직접 자원해서 편견과 비탄의 섬인 소록도에 들어왔다.

가족과 의료진한테도 외면당한 한센인을 위해 두 간호사는 평소에 마스크와 장갑 낀 전문의들도 꺼리는 환자들을 맨손으로 어루만지며 치료해 주었다. 그들은 환자들이 말리는 데도 짓물러 진물이 나고 썩어들어 문드러지진 환부를 미소를 지으며 약을 꼼꼼히 발라주었다.

남은 시간엔 죽을 쑤고 과자도 구워 들고 마을을 돌며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매년 조국을 방문해 모금활동을 펴서 의약품을 구했고, 폐결핵센터와 정신병동을 세우며 한센병자 아닌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까지도 건립했다.

이렇게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위해 자원 봉사하다가 2005년 11월 22일,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져 소록도에 불편을 주기 싫어서 떠난다는 편지 두 장만 남기고 조용히 출국했다.

이후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눈물겹도록 감동적인 활동상은 2017년에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도서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 등을 통해 새로이 조명됐다. 그 이후 2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를 기억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었는데, 다시 녹동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500통의 편지를 써서 두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염원하는 기폭제가 됐다.

우리나라 간호사들도 한때는 서독으로 파견돼 환자 몸을 씻어주는 일 등의 병수발까지 도맡아 하는 특유의 성실함을 발휘해 독일인들에게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행위가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서는 한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간호사들이 몸소 보여준 희생과 헌신이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우리의 차가운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불멸의 희망은 볼 수 있는 것이 돼야 한다. 간호사는 환자 앞에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 마리안느 스퇴거의 말이 그동안 환자들을 위해 손과 발의 역할을 했던 자신의 행동을 대변하고 있다.

요사이 환자들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를 받은 간호사들이 매우 힘들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환자들도 자신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간호사에게 질타보다는 위로와 감사의 말을 건네면, 간호사들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잘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2020 세계 간호사의 해를 맞아 국민 건강을 위해 노고가 많은 간호사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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