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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남 교직원들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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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남 교직원들이 희망이다"
  • 장석웅
  • 승인 2019.12.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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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웅∥전남교육감 12월 월례조회 발언 전문

오늘 아침 책상에 놓인 탁상달력 한 장을 뒤로 넘기면서 비로소 올해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저는 지난 달 월례조회에서 말씀드렸던 카이로스의 시간을 또다시 떠올렸습니다. 절대적 시간, 상대적 시간 말씀입니다.

누구에게는 올 1년이 길었을 것이고 누구에게는 아주 짧았을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저에게 1년은 너무나도 짧았던 1년이었다 라고 느껴집니다. 여러분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말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任重道遠(임중도원)’이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임중(任重), 맡은 일은 무겁다는 말입니다. 도원(道遠), 길은 멀다, 그래서 임중도원이라는 말은 “맡은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말입니다.

교수신문이 2019년을 전망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추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선정한 사자성어입니다. 우리 전남교육에도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혁신전남교육을 위해서 해야 할 일도 많고 또한 이에 따른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을 것이고 이는 좀 더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가면 짐도 나누어질 수 있고 먼 길도 갈 수 있습니다. 올 한 해가 그랬다라고 생각합니다. 올 1년은 혁신전남교육을 향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던 한 해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민주적 조직문화, 업무감축 및 경감을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3.1운동 임시정부 100년을 맞아 일제 잔재청산 작업을 전국 어느 곳 못지않게 선도적으로 추진했고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했습니다.

10개 교육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를 구축해 전국적인 선도모델로서 자리매김했습니다. 학교기본운영비를 증액하고 교단환경개선비 지원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학교자율사업 선택제 등을 실시해 학교 자율성 강화를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미래도전프로젝트로 자율과 창의의 학생활동에 신기원을 개척했습니다.

학교를 힘들게 했던 학교폭력 업무가 학교지원센터의 지원, 학교장 종결제 선제적 시행으로 대폭 경감되고,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생지도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교밖 청소년, 비인가 대안학교 지원이 획기적으로 확대됐고요. 고교 무상급식, 무상교복, 에듀택시, 사립유치원 무상급식 등 보편적 교육복지가 확충됐습니다.

정책기능 확대, 학교지원과 미래교육에 대비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개편 작업이 마무리에 이르렀습니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서 유·초등 저학년의 문해력, 수해력 향상에 역량을 집중했고요. 1,800여 개에 이르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성 및 활동 등을 통해서 수업혁신에 노력했습니다.

교육참여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청렴시민감사관제, 학생회와 학부모회의 법제화 및 학부모네트워크 구성 등 소통과 협력의 협치 기구를 신설하고 또한 재편했습니다. 혁신학교 내실화, 마을교육공동체 구축과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교육지구사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자체와의 교육협력체제 구축을 위해서 힘을 쏟았습니다.

GMO 없는 식탁, 석면제거 사업 확대, 공기정화기 설치 완비 등 학부모님들께서 안심하고 학교 보낼 수 있도록 그런 환경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권역별 진학지원센터 구축과 대입상담 지원뿐만 아니라 위기에 처한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한 학과개편, 취업지원관 배치 등등 고군분투한 한 해였습니다. 공정한 인사와 청렴문화 정착에 있어서 '새로운 기운이 일어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1년 수많은 일들을 저와 여러분이 함께 했습니다.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있습니다. 크게는 더디지만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변화와 혁신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앞장서서 선도하고 있는 도교육청 구성원에 대한 능력과 헌신성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돌이켜 보면 너무 앞만 보고 가면서 주변을 다그치지 않았느냐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연말이 되면서 뒤돌아보게 되고 그러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됩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올라갈 때 보이지 않았던 꽃이 내려갈 때 보이듯이 말입니다. 1년 동안 고생한 직원들께 충심으로 감사 말씀드립니다.

도교육청 벽 글판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다 보셨지요?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박노해 시인의 시에서 따온 글이지요. ‘사람만이 희망이다’에 왜 ‘다시’를 붙였을까? 왜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했을까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말합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 희망이 없다. 한국교육 길이 보이지 않는다. 대안이 없다. 전남교육에 과연 희망이 있는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사방팔방 희망을 찾아서 헤맸습니다. 그런데 암만 해도 사람을 빼놓고는 희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사람이 희망이다’고 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전남의 교육이 그렇습니다. 우리 전남교육의 희망도 사람에게서 시작되고 때문에 사람에게 희망을 걸어야 합니다.

'전남교육이 힘들다, 위기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그렇지요. 인구절벽, 학생수 급감, 지난 주 목요일날 영암 교장선생님들 뵈었습니다. 그런데 영암에 12개 중학교에서 무려 4개 학교가 학생수 10명 내외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하는데 과연 전남은 교육 인프라도 부족하고 기반도 대단히 취약한데 정보 격차가 곧 소득격차, 불평등으로 이어지는데 과연 전남이 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서 우리 아이들 키워낼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다가 정시확대까지, 전남교육 힘들다 위기다 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어려움을 타개하고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 전남의 교직원들이 중요하다. 우리 전남의 교직원들이 희망이다. 전남의 교직원들이 밑천이다. 때문에 이들의 사기나 열정,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교직원들의 사기, 열정, 전문성을 높이는 일에 집중 더욱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한 달 여 남았습니다. 남은 한 달 여유를 갖고 성찰과 전망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각 실과에서 올해 사업들을 학교 현장의 눈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점들을 찾아서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못다한 아쉬움을 새로운 설렘으로 바꾸는 그런 12월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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