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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와 소통? 사후 통보나, 사전 협의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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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와 소통? 사후 통보나, 사전 협의가 맞나"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9.10.2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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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우승희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 '의회-집행부 수레의 양 바퀴 ‘ 상호 견제와 균형 필요
교장 전원 출석 등 행정사무감사 불필요한 관행 일소‥ 편안한 교복,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 주도

전남도교육청과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그동안 크고 작은 일로 갈등을 겪다가 우승희 위원장과 장석웅 교육감이 도정질문과 확대간부회의에서 날선 공방전을 벌여 화제가 됐다. 장석웅 교육감과 우승희 위원장간의 갈등설은 최근 두 사람 사이에 만남의 자리가 마련돼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입법 보좌관 출신으로 재선 의원인 우 위원장은 만화주인공 같은 잘생긴 외모와 젊은 패기(1973년생), 성실하고 꼼꼼한 의정활동, 대안 제시능력을 인정받은 '지역정치계의 큰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 위원장은 "아는 형님이 저의 품성을 적어 놓은 글귀같다"며 보내준 ‘물이 갖는 6가지 덕'을 의정활동의 지표로 생각하고 가슴에 새기고 있다.

물이 갖는 6가지 덕이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 구정물까지 받아주는 '포용력', 어떤 그릇에도 담기는 '융통성', 바위도 뚫는 '인내와 끈기',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를 뜻한다.

우 위원장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젊은 일꾼,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만나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 옳고 바른 길을 위해 운동적 삶을 지향하는 활동가로서 비춰진 저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승희 위원장을 만나 이같은 갈등설과 1년 4개월여간 위원장으로 활동한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을 맡으신지 어언 1년여가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소회를 간단하게 듣고 싶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균형감을 갖고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함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활동하는 11대 도의회 교육위원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교육위원회 위원 절반은 자녀들이 학생인 학부모입니다. 교육현장과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자연스럽게 듣고 있습니다. 또 교육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 기초의원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계신 분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자료분석을 통해 명확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혁신하는 교육위원회를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이 자리를 통해 아홉 분의 교육위원님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교육위원장 직을 맡은 1년 3개월 동안 아이들과 학부모가 중심인 전남교육, 지역과 함께 하는 전남교육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왔습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학교와 교육행정 관행은 전남교육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분들이 자주 하는 말씀입니다.

어느새 전남교육은 학교행정 중심의 수동적 교육과 떠나는 교육이 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되는 교육정책 수립과 우리 아이들이 내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당당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역이 함께 키우는 전남교육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전남교육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또한 예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전남 교육행정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전남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편안한 교복 토론회를 시작으로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이 참여토록 하는 등 아이들이 중심에 서도록 노력했습니다. 교육위원을 중심으로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어 지역별로 순회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을 교육위원회에서 먼저 제안해서 도교육청이 추진토록 했으며, 학교폭력 문제의 교육적 해결과 학내 문제에 대한 학부모 의사소통 등을 위해 학부모회를 구성토록 조례를 제정했고, 몇 년간 추진하지 못했던 민간위탁형 대안학교 설립도 추진토록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아이들은 교육의 주체이지만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것이 현실입니다.

또 아이들은 미성숙한 존재이므로 가르침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그동안 교육의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중심에 두고 학교와 지역이, 교사와 학부모와 행정기관이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변화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집행부와 의회는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관계는 물론 화해와 상생의 협력적 관계 구축도 요구받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와 전남도교육청간 구축된 그동안의 관계에 대해 우 위원장께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궁금합니다.

▲의회는 집행부가 세운 예산안과 정책을 최종 심의 결정하는 기관입니다. 정책실행에 필요한 예산의 적절성과 우려되는 문제를 살피게 됩니다. 또한 집행부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현장의 목소리로 점검하고 최상의 정책으로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책과 결정을 집행부인 도교육청은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집행부의 정책이나 기획이 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조례나 법제도적 근거는 마련됐는지, 관계 부서간 협의는 이루어졌는지, 절차는 지켜졌는지, 충분한 공론화는 됐는지 등 살피는 과정에서 내용이 바뀌기도 하고 추진이 보류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정책의 수립에서 결정까지는 무수한 일이 있으며, 하나의 정책은 다양하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 결정됩니다. 그래서 대내외적인 소통은 중요합니다. 특히 의회와 관계에서는 상생과 협력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도의회는 밭을 가는 쟁기질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밭, 아무리 좋은 씨앗이 있더라도 그것을 깊이 갈아주지 않으면, 정기적으로 갈아주지 않으면 좋은 열매 맺을 수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양축인 집행부와 의회는 함께 해야만 목표를 향해 제대로 앞길을 갈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를 왜 수레의 양 바퀴라고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특히 지난해 교육위원회는 장석웅 교육감 출범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조직개편, 주민추천 교육장 임용제, 교육참여위원회 등 중요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의회권력의 집행부 발목잡기’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위원장께서도 억울한 면도 없지 않았을텐데요.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교육위원회는 조직개편에 대한 도교육청 내부 갈등, 부실한 의견 수렴 등 정제되지 못한 요소가 포함된 조직개편안으로 의회에서는 제출을 거부한바 있습니다. 당시 조직개편안이 의회에 제출되었다면, 의회는 충분한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을 것입니다. 갈등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그 자리는 교육청 구성원 각자에게 상처만 남기고, 조직개편안은 보류 또는 부결되었을 것입니다.

예상되는 파국을 방지하고 내부 소통 없는 무리한 업무 추진방식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이었습니다. 교육참여위원회는 지난해 공청회부터 참석자들의 여러 우려가 있었습니다. 물론 교육참여위원회 민주주의 하나의 형태라고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제도권내에서 충분한 민주적인 절차와 방안으로 정책 집행을 할 수 있음에도 비법률적인 조직이 법률적 지위 있는 기관보다 우위에 위치한 권한의 행사는 민주적 정당성 침해의 우려가 있어 교육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해 지적하고 문제가 더 심화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토록 했던 것입니다.

주민추천교육장 임용제 추경예산 삭감 문제도 교육청은 나름 충분하게 설명을 했다고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올해 6월 4일부터 18일까지 추경안 심사를 위한 임시회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추경안이 최종 확정되지도 않은 6월 5일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10일부터 17일까지 추진계획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주민추천교육장 임용제 추진 사실을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행정사무감사에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교육감의 중요 정책이어서 반대한 것이 아니고 중요한 만큼 준비와 소통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전라남도교육청과 교육위원회는 우리 전남학생들이 미래의 인재로 성장시키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목표를 도달하는 방법과 절차에서 집행부와 교육위원회 상호간의 의견이 다른 점도 많았습니다. 이 또한 민주적 정치 형태이며, 건전한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이라 생각됩니다.

◇ 또 하나 교육위원회는 집행부의 소통부족을 호소하고 집행부는 나름대로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해 의원들을 존중하고 경청하며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집행부의 소통과 의회가 요구하는 소통은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의회의 소통과 집행부의 소통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레의 양바퀴인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에서 정책과 사업을 결정해 놓고 통보하는 것이 소통인지, 사전에 협의하고 더 좋은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것이 소통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 위원장께서는 학교장 행정사무감사 불출석, 감사일정 축소, 감사 시행 장소의 파격적 변경 등 일선 학교와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던 불필요한 관행적 절차를 과감하게 해소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이같은 입장변화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각오와 도민과 교육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전체적으로 관행에 대한 변화입니다. 학교장 행정사무감사 출석은 전남만 존치되는 일임을 지난해 알게 됐고, 이를 해소한 것입니다. 감사일정 축소는 의회 입장에서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교육지원청을 5개 그룹으로 나눠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교육지원청 순회감사는 지역의 실태를 살피는 장점도 있지만 감사장 준비와 의전에 신경 쓰는 모습은 해소돼야 할 관행이라고 느꼈습니다.

전체 감사 장소를 도의회 초의실로 변경한 것은 도교육청의 의전문제와 감사장 준비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줄이는 일입니다. 도의회에서 진행함으로써 생중계가 이뤄지게 됩니다. 감사를 하는 의원들도 수감대상인 교육청도 제대로 준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주민대표기관으로서 도의회의 위상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교육감 취임 1년이 지난 시기로 업무의 책임성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다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교육위원들도 그동안 전남교육현장 곳곳을 살피고 수렴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좋은 정책으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행정사무감사는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더 좋은 전남교육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께서도 전남교육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제보해 주시면서 행정사무감사를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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