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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shy) 장석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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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shy) 장석웅'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9.05.1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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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웅 교육감, 지위고하 연령불문 천성적으로 부끄러움 많아
3만 교직자와 맞손잡고 굳건하게 어깨 동무해야

◆····누군가와 악수하는 것도 어색하고, 함께 근무하는 공직자들과 식사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워 주로 가까운 사람들하고만 밥을 먹는 편이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지위 고하, 연령을 불문하고 치명적으로 샤이(shy)하다. 오죽하면 선출직 시도의원들까지 나서 ‘재선을 포기했느냐’고 걱정하겠는가? 그래서 그와 가까운 사람들은 이같은 그의 행동양식을 ‘샤이(shy) 장석웅’이라고 통칭한다.

◆···· 그렇다면 이같은 그의 ‘부끄러움 잘 타는 기질’은 타고났을까, 아니면 고도의 ‘전략과 전술’일까?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출간한 그의 저서 ‘끝나지 않은 마지막 수업‘(살림터)을 읽어 보면 ’천품(天稟)‘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책에서 인용하자면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대부 오종렬 선생은 장 교육감을 “민주교육의 넓은터에서 혼자 튀지 않고 외장치지 않고 여럿이 함께 행렬을 조율하며 끊임없이 전진하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도 “안으로 겸양의 문장을 새기고 밖으로 넓게 소통하는 참된 교육자”로 평했다. 

'끝나지 않은 마지막 수업'은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난 어린시절, 행복했던 중고교 시절, 고뇌의 대학시절과 교육민주화 운동에 매진했던 그의 평생의 편린이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돼 수월하기 읽히며 특히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거의 대부분이 책 뒷장에 수록돼 있다. 일독을 권한다.

◆····아시다시피 장 교육감은 전남대 재학시절인 1978년 박정희 정권부터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정권까지 구속과 고문, 해직의 아픔을 안고 비민주 세력에 당당히 단식과 투쟁으로 맞장뜨며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정작 전남교육감으로 당선되고 보니 ‘부끄러움’이 눈덩이처럼 커졌을 것이다. 

◆····우선 함께 민주화운동을 하다 꽃처럼 아름다운 나이에 산화한 그의 친구들과 동지들이 눈에 밟혔을 것이다. 또 밖에서 짐작했던 전남교육계의 근본토대와 안으로 들어와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각종 지표가 생각보다 편차가 커 깜짝 놀랐을 것이다. 무엇보다 어서 빨리 공정하고 차별받지 않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위해 매진하지 않고 뭘하느냐는 그의 지지자들의 채근도 ’샤이(shy)’의 한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

◆····이같은 조급증과 채근은 취임초 조직개편과 최근 일부 시군교육청 교육참여위원회 구성과정의 불협화음으로 표출됐다. 또 행동은 샤이(shy)한데 정책추진은 ‘불도저’라는 뒷말도 나온다. 최근 워낙 많은 정책과 공약이 무더기로 학교현장에 쏟아지면서 자신이 맡은 업무가 아니면 인지도와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최근 전남교육계 특정부서를 중심으로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생각과 판단, 철학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비슷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동지적 연대감만 확대하는 꼴이 되고 만다. 집단지성의 폐해는 토론의 부재, 반대시각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서로 아무 말도 못하고 일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바라만 보게 된다. 그래서 샤이(shy) 장 교육감이 누구와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느냐 하는 일은 전남교육계의 중차대한 혁신과제중 하나다. 집단지성도 좋지만 집단을 다양화하라는 충정어린 조언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샤이(shy) 장교육감’ 취임후 눈에 띄는 긍정적인 변화도 많다. 과거에는 주로 과장만 교육감실에 결재하러 들어갔지만 최근 장학관, 사무관은 물론이고 필요하면 장학사, 6급 7급도 들어간다. 장 교육감은 이들 실무자들과 질문하고 답변하고. 추가 질문하고 재답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업무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였다.

그래서 취임 1년도 안됐지만 교육감직 수행에 대한 안정감과 자신감을 완벽하게 획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답변 실무자들의 실력과 인물 됨됨이를 알아내는 일은 덤이다. 또 기본운영비와 교단환경개선비 등 샹향지원, 수업중심의 일선현장 업무재편, 기초기본 학력 책임제 등도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극히 일부 교장들의 갑질 행태가 언론에 집중 보도되며 관리자들의 사기는 땅속으로 처박혔다. 최근 전남 교장단 사이에 ‘하마터면 열심히 일 할뻔 했네’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열심히 하려다 괜히 교사들의 심기라도 건들면 연판장이 나돌아 자칫하면 하급지로 좌천될 수 있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긴 해도 꾹 참고 복지부동하며 정년퇴직이나 하자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웃기면서도 슬픈, '웃픈'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들 관리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일이 전남교육계의 주요 혁신과제가 돼야 한다. 

◆····훌륭한 학식과 인품,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교감·교장도 많다. 장 교육감은 샤이(shy)하더라도 그들과도 연대하고 상생하며 화합해야 한다. 관리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전남교육’ 실현은 불가능하다. 또 특정 소수 집단만의 지성을 차용할 것이 아니라 관리자들의 노하우, 경륜, 풍부한 교직경험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곧 취임 1주년을 맞는 장석웅 교육감은 샤이(shy) 그늘에서 성큼 걸어 나와 3만 전남 교직자들과 뜨겁게 손 맞잡고 굳건하게 어깨 겯고 전남교육혁신에 매진해야 한다. 그 길이 전남교육과 샤이(shy) 장석웅이 함께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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