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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룬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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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룬 '나의 꿈'
  • 정소희
  • 승인 2013.08.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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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희∥함평공공도서관 책나무독서회원

2002년 8월 함평읍으로 이사를 왔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모든 게 새로운 환경이었다. 그러던 차에 공공도서관에서 무료로 여러 가지 강좌를 들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막내를 등에 업고 무작정 도서관으로 향했다. 처음 듣게 된 강좌는 “적극적인 부모역할 교육”이었다.

무조건 아이에게 헌신적이고 희생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고 내 감정을 억누르며 지내던 나에게 부모교육은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새로운 대화법으로 아이와 이야기하며 삶의 변화가 찾아왔다. 수업을 들은 후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은 혼자만 들을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엄마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 친구들의 엄마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

강좌가 끝나갈 무렵, 우리가 좋은 교육을 무료로 들었는데 받기만 하고 끝낼게 아니라 지역에 돌려주는 방법도 생각해 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게 해서 같이 주부독서회를 결성하게 되었고 독서회를 통해 작게나마 시낭송회를 하면서 많은 엄마들이 아내, 며느리, 엄마의 역할을 내려놓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들을 통해 마음의 상처들을 보듬어 안아주고 웃고 울며 서로의 지지자가 되어 주었다.

주부독서회를 이끌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중 하나는 내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는 내 아이뿐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까지 함께 보듬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시작해 부모교육 지도자 자격을 취득해 강사활동 뿐 아니라 무료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계속해서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강좌를 통해 독서 및 논술지도사, 동화구연, 종이접기, 북아트지도사, 그림책교육지도사 등 많은 자격증과 관련 공부를 하게 되었고 또래상담 및 품성계발, 정서코칭, 교류분석상담사 등 상담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3년 동안 세 갈래의 길을 두고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행운은 우연이 아니며, 준비된 사람에게만 우연처럼 찾아오는 선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를 해오던 나에게 “그림책이랑 놀자”라는 강좌명으로 지역 아이들에게 수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었다. 그 후 여러 지역의 공공도서관에서 강의 요청을 받게 되었고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및 전남지방공무원교육연수원, 전남여성플라자, 강진드림스타트, 교육청 캠프 등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을 만나 여러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 하고 행복을 나누는 시간들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이 보이지 않는 분을 보고도 도움의 손길을 전혀 보내지 않는 학생들을 보며 보여주기 위한 봉사나 도움의 손길을 선뜻 내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주면 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줄 아는 아이들이 되리라 생각하며 카네이션 봉사단을 결성해 재능기부를 하기 시작하였다. 종이접기, 국악, 동극, 레크레이션! 이 모든 게 엄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기 돈을 내고 봉사를 하면서도 기쁨의 표정을 짓고 있는 분들을 보고 주변에 이렇게 많은 인재와 인적자원이 있는 줄 몰랐던 나에게는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현재는 그림책치유상담사를 목표로 상담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며 내가 느꼈던 기쁨과 행복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바램이다. 나의 꿈을 현실로 옮기고 행동할 수 있게 되기까지 모든 밑바탕에 ‘함평공공도서관’이 있었다. 뤄펑의 ‘어릴때’라는 시가 생각난다.

어릴때 난
글을 몰랐다.
엄마가 바로
도서관이었다.

엄마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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